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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해돋이와 성곽 산책”…당진의 맑은 가을날, 쉼과 감상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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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해돋이와 성곽 산책”…당진의 맑은 가을날, 쉼과 감상의 공간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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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 아래 걷는 당진의 하루, 요즘 이 도시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예전엔 소박한 여행지로만 여겨졌지만, 지금은 바다와 성곽, 그리고 쾌적한 날씨가 주는 특별함을 만끽하는 이들의 일상이 되고 있다.

 

맑고 투명하게 드러난 25도의 하늘, 적당히 부는 산들바람에 기분마저 편안해진다. SNS에는 호숫가에서 뛰노는 아이와 회전목마의 불빛, 잔잔한 바닷가에서 맞이한 해돋이 풍경이 꾸준히 올라온다. 삽교호놀이동산에서는 붐비는 도시를 떠나 온 가족이 놀이기구를 타며 한껏 웃는다. 어린아이의 손을 잡은 부모들은 “이곳에 오면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삽교호 함상공원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삽교호 함상공원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가족·커플 여행객 유입이 증가하면서 충남권 해변 방문률이 전년에 비해 14% 가까이 늘었다. 왜목마을 해수욕장에선 갯벌을 걷거나 수평선 위로 해가 오르는 그 순간을 사진에 담는 이들이 많다. 늦가을의 느긋함을 즐기며 아침 산책에 나선 한 지역 주민은 “평범한 일상도 바다 앞에선 새로운 시간이 된다”고 느꼈다.

 

과거의 흔적을 품은 면천읍성 역시 당진 여행의 색다른 포인트다. 이 조선 시대 읍성은 잘 보존된 성벽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아련한 정서를 전한다. 여행칼럼니스트 김연수 씨는 “고즈넉한 성돌 위로 깃든 가을 햇살, 돌담길의 정적이 고단했던 마음마저 달랜다”며 “여기서는 걸음마다 시간의 결이 느껴진다”고 이야기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굴 껍질 냄새에 바다 소리가 겹친 가을날, 작은 도시 여행의 진가를 알게 됐다”는 공감도 많다. 평범한 일상에 쉼표 같은 여운을 남기고 싶다면, 누구든 마음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곳이라는 반응이 이어진다.

 

이런 일상의 변화 속에서 당진은 단지 여행지가 아니라, 마음을 환기시키는 공간이 되고 있다. 바람 부는 호숫가, 고요한 성곽길, 해변의 아침 햇살까지—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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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삽교호놀이동산#왜목마을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