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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코인으로 숏폼 본다…네이버, AI추천 홈피드 락인 전략 강화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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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시청에 직접 보상을 연동하는 리워드 구조가 온라인 플랫폼 경쟁의 새 변수가 되고 있다. 네이버가 도입한 피드코인 제도는 AI 추천 기반 홈 피드와 숏폼 영상 서비스 클립에서의 시청 시간을 기준으로 적립되는 가상 재화로,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교환해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을 제공한다. 동영상 중심으로 재편되는 콘텐츠 소비 환경에서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전략과 함께, 창작자에 더해 소비자까지 보상 대상을 확장해 생태계 선순환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가 숏폼 플랫폼 경쟁과 리워드 설계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네이버는 24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피드코인 리워드 이벤트를 진행하며 새로운 보상 구조를 본격 가동했다. 피드코인은 네이버 앱 홈 피드와 클립에서 콘텐츠를 시청한 시간에 따라 지급되는 구조다. 이용자는 매일 수행 가능한 데일리 미션을 통해 하루 최대 1000 피드코인을 받을 수 있고, 누적 출석 일수에 따라 최대 100만 피드코인을 제공하는 보너스 미션도 마련됐다. 적립된 피드코인은 10 피드코인당 네이버페이 포인트 1원의 가치로 전환되며, 일정 금액 이상이 모이면 실제 결제에 활용 가능한 포인트로 교환된다.

핵심은 시청 시간과 미션 참여라는 사용 행태가 곧바로 네이버페이라는 결제 생태계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피드코인은 자체 폐쇄형 포인트가 아니라 네이버페이와 연동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콘텐츠 소비가 커머스와 금융 서비스로 이어지는 네이버 내 순환 구조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알고리즘 추천을 통해 홈 피드에 노출되는 콘텐츠를 더 많이, 더 오래 소비하게 함으로써 광고 노출과 결제 전환 기회를 동시에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리워드 구조는 AI 추천 시스템과의 결합을 전제로 한다. 네이버는 일평균 약 1000만 이용자가 방문하는 홈 피드에서 AI 기반 추천 클립의 발견과 탐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I는 이용자의 클릭, 시청 시간, 스크롤 패턴 등을 분석해 개별 사용자에게 맞는 숏폼 콘텐츠를 전면 배치하고, 피드코인은 이런 추천 콘텐츠를 실제로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추천 알고리즘과 리워드 구조가 결합한 형태의 락인 메커니즘이 강화되는 셈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창작자 보상을 중심으로 피드형 콘텐츠 생태계를 확장해 왔다고 설명한다. 블로그 기반 창작자를 대상으로 한 피드메이커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피드메이커는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짧고 직관적인 피드형 콘텐츠 제작을 돕는 교육과 보상 프로그램으로 설계돼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교육 과정을 통해 홈 피드에서 반응을 끌어올리는 작성법, 피드형 콘텐츠 제작 스킬 등 실무 중심 노하우를 제공하고, 피드 노출 기회를 넓혀 창작자의 성장 동력을 지원한다.

 

동영상 숏폼 플랫폼인 네이버 클립 역시 크리에이터 편의성을 강화하는 기능과 지원책을 확대해 왔다. 광고 수익 공유 모델인 광고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조회수와 광고 노출 성과를 창작자와 나누는 구조를 도입하는 한편, 정보 태그 기능의 카테고리 확대와 인증마크를 적용해 정보 신뢰도와 검색 정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숏폼 트렌드와 채널 운영 전략, 콘텐츠 기획 등을 다루는 클립 크리에이터 스쿨도 운영하며 교육 측면의 지원을 병행해왔다.

 

이번 피드코인 도입은 창작자 중심이던 보상 구조를 소비자까지 확장했다는 점에서 차별화 포인트로 평가된다. 기존에는 광고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클립 크리에이터에게만 수익이 돌아갔지만, 이달부터는 같은 프로그램 안에 피드형 보상 베타 테스트를 추가해 홈 피드에 노출되는 클립을 중심으로 수익화 구조를 넓히고 있다. 여기에 피드코인을 통해 시청자도 리워드를 받게 되면서 창작과 소비가 동시에 인센티브를 받는 이중 보상 모델이 형성되는 셈이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숏폼 중심의 콘텐츠 소비 경쟁은 이미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플랫폼 전반으로 확산된 상황이다. 짧은 동영상과 피드형 콘텐츠를 얼마나 오래 붙잡아 두는지가 광고 단가와 데이터 확보, 나아가 커머스 전환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검색과 쇼핑, 결제까지 이어지는 폐쇄형 생태계를 갖춘 만큼, 시청 시간과 포인트 전환을 결합해 이용자가 다른 플랫폼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묶어두는 전략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숏폼 소비가 강한 모바일 세대의 경우, 포인트 리워드가 서비스 선택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어 경쟁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플랫폼 경제 구조 측면에서는 리워드 설계가 데이터 확보와 AI 고도화에도 직결된다. 피드코인으로 유도되는 추가 시청 시간과 상호작용 데이터는 AI 추천 모델의 학습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고, 이를 통해 개인화 추천의 정확도를 높여 다시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다만 과도한 보상 경쟁이 이용자 피로도와 데이터 편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특정 유형의 콘텐츠에만 보상이 집중되면 알고리즘과 리워드가 함께 작동하면서 다양성이 떨어질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규제와 정책 측면에서는 아직 리워드 포인트 구조에 대한 별도 규제는 크지 않지만, 콘텐츠 플랫폼의 리워드 설계가 광고성 노출, 이용자 행태 조정, 청소년 이용자 보호 등과 맞물려 논의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 시청 시간에 기반한 보상이 중독적 사용 패턴을 강화하거나, 광고 시청을 사실상 강제하는 형태로 설계될 경우 규제 당국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또한, 포인트가 결제 수단과 직결된 만큼 관련 회계 처리와 소비자 보호 이슈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피드코인 캠페인을 계기로 창작자와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는 참여 기반 콘텐츠 생태계를 더욱 고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콘텐츠 생태계가 창작자뿐 아니라 창작과 소비, 재생산이 연결되는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다양한 기술과 이용자 친화적인 보상 체계를 강화해 사용자 참여를 더욱 이끌겠다고 밝혔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리워드 중심의 시청 유도 전략이 실제로 이용자 충성도와 콘텐츠 다양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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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피드코인#네이버페이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