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향이 물든 골목”…부천 소사복숭아축제, 세대 잇는 여름의 기억
요즘 부천 소사구에서는 복숭아축제를 기다리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마을의 작은 잔치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계절의 끝자락마다 일상을 풍요롭게 채우는 지역만의 특별한 기억이 됐다.
송내동 골목마다 복숭아향이 퍼지는 가운데, 주민들은 축제에 한껏 들뜬 표정이다. 아침부터 수확한 복숭아가 먹거리장터에 쌓이고, 해가 지면 솔안시네마천국에서 야외 영화관이 열린다. SNS에는 삼행시 이벤트와 행운권 추첨에 참여했다는 인증글이 이어진다. 현장에서 만난 지역 깊숙한 풍경이 모두의 추억을 만드는 장이 된 셈이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1999년 첫 회 시작 이후 소사복숭아축제는 올해 24회를 맞이했다. 매년 1,000명 이상이 찾는 이 행사는 단순한 농산물 축제를 넘어 부천을 대표하는 전통이 됐다. 학부모부터 아이들, 중·장년 이웃까지 세대가 뒤섞여 식전 청소년 공연, 주민자치프로그램, 노래자랑과 불꽃놀이, 그리고 캐리커처·네일아트 등의 체험마당까지 즐긴다.
지역문화를 연구하는 신재현 박사는 “마을 축제의 본질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시간에 있다”며 “복숭아축제처럼 지역성에 뿌리 내린 행사는 공동체의 자부심을 자라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이곳의 축제에는 단발성 이벤트 이상의 의미가 담긴 셈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어릴 적 아버지와 가던 복숭아장터가 아직 남아 있다니 반갑다”, “손녀 손잡고 불꽃놀이 구경 가야겠다”는 목소리들이 힘을 더한다. 누군가는 “작은 행운권 추첨에도 설렌다”며 “계절과 함께하는 추억이 기대된다”는 바람을 고백했다.
작고 소박한 축제 같지만, 이곳에서는 마을의 시간과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다. 누군가는 먹거리장터 사람들의 분주한 손끝에서, 또 누군가는 불꽃 아래 가족과 함께 웃던 밤에서 삶의 온기를 다시 건져낸다. 소사복숭아축제, 그것은 단지 한 지역의 전통이 아니라, 올여름 부천을 살아가는 모두의 마음을 연결하는 의미 있는 기호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