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1.81% 급락”…AI 거품론·미중 갈등에 3,900선 하회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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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7일 1.81% 하락하며 3,900선 아래로 밀려났다. 미국발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에 이어 미중 갈등 심화와 중국의 수출 부진까지 겹치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정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7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72.69포인트(1.81%) 하락한 3,953.76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3,887.32까지 밀리기도 하는 등 변동성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주인 삼성전자는 1.31% 내린 9만7,900원, SK하이닉스는 2.19% 하락한 58만 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시총 10위권 내에는 상승 종목을 찾기 어려웠고, 특히 반도체 대형주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코스피 1.81% 하락…AI 거품론·미중 갈등에 3,900선 이탈
코스피 1.81% 하락…AI 거품론·미중 갈등에 3,900선 이탈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은 3,308억 원, 기관은 2,149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가 5,334억 원을 순매수했으나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지수 하락에는 글로벌 주식시장 약세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전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 S&P500, 나스닥 등 주요 지수 모두 내림세를 보였고, 엔비디아(-3.65%), 팰런티어(-6.84%), AMD(-7.27%) 등 AI 대표주가 동반 급락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기술주 차익 실현 매물이 늘어나며 글로벌 조정 분위기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줬다”며 “알파벳의 신규 AI 칩 공개에 대한 기대와 맞물려 엔비디아 주가가 약세를 보인 점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칩까지 중국 수출을 전면 금지한 것도 부담으로 지적됐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 조치로 엔비디아의 어떤 칩도 중국으로 수출할 수 없게 되면서 미중 갈등 확전 우려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외환 시장 역시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갔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2원 오른 1,456.9원에 마감, 1,457원에 바짝 다가섰다. 원화 약세가 뚜렷해지며 투자심리 위축이 심화됐다.

 

이날 공개된 중국의 10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를 기록해 로이터가 집계한 전망치(+3.0%)와 9월 실적(+8.3%) 모두를 크게 밑돌았다. 서상영 연구원은 “중국 수출 부진이 한국 수출 둔화 우려로 번지면서 투자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글로벌 AI 기술주 급락, 미·중 무역긴장,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본격화되며 국내 증시는 조정 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대외 변수로 인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신중한 대응을 권고하고 있다.

 

향후 시장의 방향성은 글로벌 기술주 흐름, 미·중 긴장 완화 여부, 환율 등 대외 변수 변화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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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삼성전자#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