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 결합 근골격종양 연구”…정양국, APMSTS 회장 취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근골격종양 분야의 치료 전략과 연구 패러다임을 바꾸는 흐름 속에서 한국 정형외과 전문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협력의 중심에 섰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양국 정형외과 교수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근골격종양학회 제15차 정기학술대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취임하면서다. 정 교수는 2년 임기 동안 첨단 데이터 기반 정밀의료와 다학제 협력을 강화해, 근골격종양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이는 공동 연구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학계에서는 이번 인선이 아시아태평양 근골격종양 연구 네트워크의 재편과 디지털 헬스 기술 접목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21일 정양국 교수가 아시아태평양근골격종양학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2년으로 오는 2027년 9월까지다. 아시아태평양근골격종양학회는 1993년 창립된 국제 학회로,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근골격종양 환자에게 최적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기초 및 임상연구를 촉진하고 지식 교류와 다학제 협력체계를 구축해왔다.

근골격종양은 뼈와 연부조직에 발생하는 희귀 암종으로, 종양 위치와 크기, 주변 신경과 혈관 침범 여부에 따라 수술 계획과 항암·방사선 치료 전략이 크게 달라진다. 최근에는 의료 영상과 병리 데이터, 유전체 정보에 인공지능 분석을 적용해 종양의 악성도, 재발 위험, 전이 가능성을 예측하고, 환자 맞춤 수술 범위를 정교하게 설계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영상 기반 종양 경계 자동 분할 알고리즘, 수술 전후 기능 회복 예측 모델 등 데이터 기반 임상 의사결정 보조 기술이 주요 논의 주제로 다뤄졌다.
아시아태평양근골격종양학회는 2년마다 아시아와 태평양 주요 도시에서 정기 학술대회를 열며, 근골격종양 분야 최신 연구 성과와 치료 기술, 임상 경험을 공유해왔다. 한국은 1998년 제2차 학술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한 이후, 오는 2027년 제16차 학술대회를 부산에서 다시 연다. 정양국 교수는 회장 취임과 동시에 2027년 부산 학술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학술 프로그램 기획과 국제 협력 구성을 총괄한다.
부산 대회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밀 진단, 예후 예측, 수술 계획 최적화 등 첨단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학술 프로그램으로 준비된다. 정 교수는 영상의학, 병리,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 재활의학 등 다양한 전문 영역이 참여하는 다학제 세션을 확대하고, 각국의 신진 연구자들이 실제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알고리즘을 검증하고 비교할 수 있는 공동 연구 플랫폼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경험 의존적이던 진료 패턴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근골격종양 분야는 환자 수가 적고 수술과 치료 과정이 복잡해 대규모 임상 데이터 축적과 분석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정양국 교수와 대한근골격종양학회는 국가 단위 레지스트리 구축, 표준화된 데이터 수집 체계 마련, 다기관 공동 연구 확대를 추진해 왔다. 아시아태평양근골격종양학회를 통한 지역 레벨 데이터 연계가 본격화되면, 희귀 종양의 치료 성적 비교와 새로운 치료 알고리즘 개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정 교수는 부산 대회를 기존 학술 교류를 넘어, 실제 환자 성과 향상을 목표로 한 임상 연구 협약의 장으로 설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 교수는 이번 대회를 단순한 학술 교류의 장이 아니라 근골격종양 환자의 생존율 향상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글로벌 학술 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의 의료 인프라와 문화적 매력을 결합해 한국의 의료 경쟁력과 과학기술, 전통의 조화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제 학회 차원의 협력 강화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정 교수는 회장으로서 각국 전문가들이 최신 연구 결과와 임상 경험을 나누며 학문적 융합과 실질적 임상 발전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도록 협력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특히 유럽과 북미 근골격종양 연구 그룹과의 공동 세션, 교육 워크숍을 확대해 수술 기법과 항암·방사선 치료 프로토콜을 표준화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의료진의 교육 기회를 넓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정 교수를 중심으로 한 대한근골격종양학회와 부산 대회 조직위원회의 준비 과정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연구자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동시에, 근골격종양 분야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밀의료 전략을 구체화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산업계와 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국제 협력 플랫폼이 향후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 디지털 병리 시스템, 수술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등 관련 헬스케어 기술의 검증과 확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임상의 접점을 넓히는 과정에서, 데이터 보호와 윤리, 국가 간 규제 차이를 조율하는 노력이 새로운 성장의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