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정책협의회 거절 논란”…김태선·김두겸, 울산시-민주당 시당 정면 충돌

예산정책협의회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과 울산시, 김두겸 시장 측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도권 경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협력 무산 책임을 두고 각 진영 간 의견 충돌이 거세졌다.

26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울산 동구)은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울산시에 내년 국비 확보를 위한 예산정책협의회를 갖자고 제안했지만, 김두겸 시장은 공동 노력 제안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우리는 울산 발전과 시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야를 떠나 힘을 합치자고 했지만, 김 시장이 단호하게 거절해 안타깝다”며 울산시와 시당 간 협력 실패의 책임을 김두겸 시장에 돌렸다.

이에 울산시는 같은 날 곧바로 설명자료를 내고 김태선 의원의 발언을 반박했다. 울산시는 “예산정책협의회 대상은 울산시와 지역 국회의원이며, 여야를 막론하고 시당과 개최하는 것은 회의 성격상 부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시는 “국가예산 확보 주요 협의 대상자는 중앙부처와 국회”라며, “지금까지 시당과 예산정책협의회를 연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김두겸 시장은 기존의 행정 관례를 내세워 회의 제안이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갈등의 배경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주도권 다툼이 짙게 깔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 시장이 있는 울산시의 비협조와 책임을 부각하려 하고, 울산시는 그런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양측의 기싸움이 높아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예산정책협의회를 둘러싼 논란은 울산시와 민주당 울산시당 간 감정의 골을 드러내는 동시에, 지방정치에서 협치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향후 예산 편성과 국비 확보 과정에서 양측이 어떤 입장 변화를 보일지 주목되는 가운데, 정치권은 예산정책협의회 무산을 두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