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롤백 수순”…카카오톡 친구탭, 다음 달 중 구버전 선택 가능
카카오가 카카오톡 친구탭 개편을 두고 이용자 반발이 거세지자, 다음 달 중 기존 방식의 친구 목록 화면을 선택할 수 있도록 되돌리기로 하며 서비스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3개월 전 대대적 개편으로 내놨던 격자형 피드 구조가 이용자 경험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메신저 본연의 기능과 플랫폼 사업 확장 사이에서 조정에 나선 모습이다.
카카오는 다음 달 중 카카오톡 친구탭 첫 화면을 개편 이전과 동일한 구조로 복원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올해 안, 특히 4분기 내 업데이트를 목표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복원 업데이트가 실제로 배포되는 구체적인 날짜와 시각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조치에 따라 카카오는 친구탭 화면을 ‘선택형 옵션’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이용자는 개편 전처럼 세로 목록 형태로 친구를 확인하는 기존 친구탭을 선택할 수 있고, 현재 적용 중인 격자형 피드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카카오 측은 “이용자가 원하면 개편 전 친구탭을 택해 원상 복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9월 23일 연례 콘퍼런스 ‘이프카카오’에서 비롯됐다. 당시 카카오는 카카오톡 업데이트 계획을 발표하며 친구탭을 격자식 피드 형태로 개편했다. 프로필·콘텐츠가 한 화면에 모여 보이는 구조로, 인스타그램 등 SNS 서비스와 비슷한 형태라는 평가가 나왔다. 카카오톡을 주로 메신저 기능에 집중해 사용해 온 다수 이용자는 개편 직후 “친구를 찾기 어렵다”, “광고·콘텐츠 노출이 늘어난 느낌”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불편을 호소했다.
이후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서는 카카오톡에 1점을 남기는 이용자가 늘어나는 등 부정적인 평가가 빠르게 쌓였다. 친구탭이 메신저보다 SNS 피드를 닮아가면서 카카오톡의 정체성이 흐려졌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친구탭 롤백을 요구한다”는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일부 이용자는 업데이트 이전 버전을 유지하기 위해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끄는 등 개별적인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용자 불만이 확산되자 카카오는 4분기 내 기존 친구 목록 화면으로 복원하는 개선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뒤늦게 방향을 선회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톡 개편 이후 카카오 주가가 6만 원 선 아래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사용자 이탈까지 본격화될 경우 플랫폼 가치에 미칠 파장이 크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국내 메신저 시장에서 카카오톡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이용자 신뢰 저하는 광고·콘텐츠 사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내부에서도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하겠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놓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최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는 이용자 피드백을 수렴해 4분기부터 예정된 친구탭 개편을 포함해 서비스 개선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밝히며, 개편 방향 재조정을 시사했다. 다만 회사 차원에서는 격자형 피드 구조를 완전히 포기하기보다는, 선택형 옵션을 통해 이용자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플랫폼 기업이 UI·UX를 변경할 때, 이용자 사용 패턴과 정체성에 대한 고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카카오톡은 사실상 ‘국민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메시징 기능에 대한 작은 변화도 이용자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동시에 카카오는 광고·쇼핑·콘텐츠 노출 등 수익 모델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앞으로도 이용자 경험과 수익성 사이의 줄타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카카오는 친구탭 복원 업데이트의 구체적인 일정과 세부 기능을 별도 공지로 안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데이트가 실제로 적용된 이후 이용자 선택 비율과 만족도에 따라, 카카오톡 내 다른 메뉴 개편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플랫폼의 방향을 둘러싼 이용자와 기업 간 논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