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터널을 걷다”…밀양 여행, 일상에 스며든 신비로움
여행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졌다. 이제는 유명한 명소보다,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순간과 감정에 끌린다. 밀양은 그런 설렘과 새로움이 일상이 되는 도시다.
요즘은 조용한 자연과 개성 있는 공간을 찾으러 밀양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SNS에서는 영롱한 빛에 둘러싸인 ‘트윈터널 인증샷’이 인기다. 폐터널 내부를 약 1억 개의 LED로 수놓은 이 곳은 사계절 내내 쾌적해 낯선 계절감까지 안긴다. 누구는 화려한 조명과 함께 가족사진을 남겼고, 또 다른 이들은 터널 곳곳을 걸으며 잠시 일상에서 벗어난 기분을 고백했다.

자연을 좋아한다면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가 반가울 것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려다본 산세는 영남알프스의 서늘한 푸름과 장쾌함을 그대로 안긴다. 정상 주변엔 산책로가 잘 조성돼, 저마다의 속도로 산책하거나 사진을 남기는 풍경이 눈에 띄었다. 여행객 이지현 씨는 “산 정상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햇살에 마음까지 환해진다”고 느꼈다.
이국적인 카페의 분위기를 원한다면 바래미바네사를 들러볼 만하다. 야자수, 핑크뮬리, 야외 풀이 어우러진 대형 루프탑 카페다. 각 층 테라스에서는 밀양 들판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삼랑진에서 갓 수확한 과일 음료가 계절의 기분을 더한다. “이국에서 맞는 오후 같다”는 20대 여행자의 솔직한 반응처럼, 바쁜 도심과는 또 다른 속도에 몸을 맡길 수 있다.
밤이 되면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가 색다른 경험을 채워준다. 국내 최초 외계인 테마 천문대인 이곳에는 천체투영관과 고성능 망원경이 마련돼 있다.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실감나게 바라보는 순간, 우주의 광활함에 감탄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자연 기반 관광지 방문률이 꾸준히 오르는 추세고, 체험형·감성형 여행을 선호하는 20~40대 비중이 두드러진다. 입소문을 타고 밀양을 찾는 가족, 연인, 친구 모임이 점점 늘어난 것도 그 연장선이다. 지역 관계자는 “변화하는 여행 트렌드에 맞춰 도심과 자연을 모두 경험할 수 있도록 꾸준히 공간을 정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낯섦이 주는 설렘이 좋아서 다시 가고 싶다”, “앞으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른 모습일 것 같아 기다려진다”는 기대감이 많았다. 도시는 천천히 걷는 즐거움, 새로운 풍경 앞에서 설레는 마음, 여행지에서 느끼는 나만의 여유가 삶에 더해져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여행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밀양에서의 하루는 계절과 공간, 그리고 내 감정까지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