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리플·도지코인 ETF 동시 상장”…미국(USA) 승인에 알트코인 시장 기대와 경계 교차

이도윤 기자
입력

현지시각 기준 11월 21일, 미국(USA) 뉴욕에서 리플 XRP(엑스알피)와 도지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소식이 전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가 그레이스케일이 신청한 GXRP와 GDOG 상품의 상장을 허용하면서, 알트코인 ETF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국제 가상자산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결정은 규제 기반 상품을 통해 암호화폐에 접근하려는 투자 수요와, 그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맞물린 맥락에서 나왔다.

 

외신 코인페이퍼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는 11월 21일자 승인 서한을 통해 그레이스케일의 리플 XRP ETF(GXRP)와 도지코인 ETF(GDOG) 상장을 공식 허용했다. 두 ETF는 현지시각 기준 11월 24일부터 거래를 시작할 예정으로, 미국 시장에서 두 개의 주요 알트코인 ETF가 동시에 상장되는 첫 사례로 평가된다.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에 이어 알트코인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기존 폐쇄형 신탁 중심 구조에서 상장지수상품 체제로 전환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리플 XRP ETF, 도지코인과 최초 동시 상장 이틀 전 승인
리플 XRP ETF, 도지코인과 최초 동시 상장 이틀 전 승인

코인페이퍼는 이번 승인으로 투자자들이 별도의 암호화폐 지갑이나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하지 않고도, 기존 증권 계좌를 통해 리플 XRP와 도지코인 가격 변동에 연동된 상품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두 ETF의 운용보수는 0.35%로 제시됐으며, 이는 전통 금융권에서 거래되는 ETF 수준의 수수료 구조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알트코인에 대한 간접 투자 수단이 다변화되면서 기관투자자와 보수적 개인투자자의 진입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은 이전 해 9월 폐쇄형 리플 XRP 신탁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들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신탁을 ETF로 전환한 경험을 바탕으로 리플 XRP 상품의 ETF 전환을 추진해 왔다. 외신 보도에서는 그레이스케일이 향후 기업공개(IPO)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플 XRP ETF 승인과 도지코인 ETF 동시 상장은 그레이스케일이 비트코인·이더리움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알트코인 시장 비중을 높이려는 전략 변화 신호로 해석된다.

 

승인 기대감은 파생상품 시장에서 먼저 반영된 모습이다. 코인페이퍼는 ETF 상장을 앞두고 도지코인 파생상품 거래량이 30% 이상 증가해 72억2천만달러 규모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리플 XRP 파생상품 거래량은 51% 급증해 127억4천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량 확대는 ETF 상장 이벤트를 전후한 투기적 수요와 헤지·차익거래 포지션이 동시에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가격 흐름은 다소 엇갈렸다. 보도에 따르면 도지코인 현물 가격은 24시간 기준 1.18% 하락한 0.1364달러 수준에서 거래됐고, 리플 XRP는 장 초반 급락 이후 1.85달러 부근까지 반등한 뒤 1.90달러대로 다시 올라섰다. 이는 ETF 승인 소식이 단기적으로 방향성을 일방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기대와 경계가 뒤섞인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외신이 제시한 해석에는 점검이 필요한 지점도 존재한다. 코인페이퍼는 이번 ETF 승인이 리플 XRP와 도지코인에 대한 ‘주류 접근성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지만, 이를 곧바로 토큰 가격 상승이나 시장 안정성 개선으로 연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TF 구조상 규제 틀 안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해도, 실제 가격 형성은 글로벌 가상자산 현·선물 시장의 수급과 유동성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파생상품 거래량의 급증은 관심 확대의 신호이자, 동시에 변동성 증폭 가능성을 내포한다. 대규모 포지션 이동이 동반될 경우, ETF 상장 전후로 레버리지 청산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어 단기 가격 급등락을 촉발할 수 있다. 승인 시점에 이미 도지코인과 리플 XRP 파생상품 변동성이 확대된 점은, ETF 상장이 가격 안정과 동의어로 보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외신이 강조한 ‘긍정적 흐름’ 역시 수급 구조, 기관 자금 유입 규모, 시장 심리 안정 등 조건이 충족될 때에야 실현 가능한 전망으로 평가된다.

 

전통 금융권 접근성 확대에 대한 기대도 규제 환경과 기관투자자의 내부 위험정책에 따라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미국(USA) 내 일부 금융기관은 여전히 가상자산 익스포저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변동성 확대 시 ETF 편입 한도 조정이나 상품 판매 축소에 나설 수 있다. 미국 금리 수준, 거시경제 불확실성, 금융당국의 추가 규제 가능성 등 외생 변수도 ETF 관련 자금 유입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국제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그레이스케일의 이번 행보가 알트코인 ETF 시장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트코인·이더리움에 이어 리플 XRP와 도지코인 같은 유의미한 시가총액의 알트코인들이 ETF 상품으로 편입될 경우, 향후 라이트코인, 솔라나, 체인링크 등 다른 주요 코인으로 상품 구성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규제당국이 각 자산의 증권성 여부, 시장 조작 가능성, 투자자 보호 장치 등을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만큼, 추가 승인 속도는 단일 이벤트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이 공존한다.

 

외신들은 이번 결정을 두고 “알트코인이 전통 금융시장으로 더 깊숙이 편입되는 과정의 일부”라고 평가하면서도, 가상자산 가격과 금융 시스템 안정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논조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발 보도를 인용한 일부 해외 매체는, ETF가 기관투자자 유입 경로를 제공하는 동시에 가격 급락 시 전통 금융상품을 통해 손실이 확대 전파될 가능성도 함께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전망은 오는 11월 24일 GXRP와 GDOG 실제 상장 이후 확인될 자금 유입 규모와 변동성 추이에 달려 있다. 기관투자자 매수세가 본격 유입될 경우 리플 XRP와 도지코인의 구조적 수급 개선과 유동성 확충이 이뤄질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상장 기대에 선제 진입한 투자자의 차익 실현이 겹치며 가격 등락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리플 XRP와 도지코인 ETF가 알트코인 시장의 장기적 지위 강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규제 명확성 제고, 유동성 기반 확충, 투자자 보호 장치 강화와 같은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이번 승인으로 촉발된 알트코인 ETF 확대 흐름이 향후 디지털자산 규범과 금융시장 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시하고 있다.

이도윤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리플xrpetf#그레이스케일#도지코인e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