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걸음 분석으로 조기 진단”…청소년 척추측만증 관리 패러다임 전환
척추질환 중에서도 척추측만증은 성장기 청소년에서 발병률이 높아, 조기 진단과 적절한 관리가 중요한 질환으로 꼽힌다. 최근 AI 기반 보행 분석과 발바닥 압력 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면서, 조기 발견 및 비수술 치료의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척추측만증 진료자는 9만775명에 달하며, 그중 10대 환자가 44%에 육박했다. 특히 여성 환자 비율이 남성 대비 3배에서 10배까지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업계는 최근의 진단 및 관리 방식 전환을 ‘청소년 척추 건강 관리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한다.
기존에는 엑스레이 촬영과 코브 각도(Cobb angle) 측정을 통해 척추측만증 진단이 이뤄졌다. 코브 각도 20도 이하일 경우 관찰, 20~40도는 보조기, 40도 이상 진행 시에는 수술적 치료가 권고된다. 그러나 사춘기 전후 급성장기에 외관상 변화가 크지 않거나 통증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최근 주목받는 AI 기반 보행 분석 기술은, 척추의 정렬 불균형을 간접적으로 평가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꼽힌다. 환자의 발바닥 압력 분포와 보행 패턴을 AI로 분석하면, 전후·좌우 흔들림에서 척추측만증 의심 신호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 기존 육안 관찰 방식에 비해, 데이터 중심의 정밀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이 객관적 수치와 연산에 기반해 조기 발견 정확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적용 분야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학교 건강검진이나 지역 의료기관의 예방 프로그램에서, 보행 분석 기반 선별검사를 활용해 고위험군을 조기 발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정확한 원인 진단과 맞춤형 치료 설계를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불필요한 수술을 예방할 길이 열리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유전체·영상 데이터와 AI 분석을 융합한 정밀의료 경쟁도 본격화되는 추세다. 미국, 유럽 일부 병원에서는 보행캠·웨어러블 센서 등 디지털 툴을 이용해 청소년 척추측만증의 초기 스크리닝을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척추전문병원 중심으로 IT 융합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함께, 데이터 수집 및 활용 과정의 개인정보 보호, 의료윤리, 인증기준 등 제도적 과제도 남아 있다. 국내에서는 의료기기 소프트웨어(SaMD) 인증, 개인정보보호법 준수, 식약처의 사전심사 등 과제가 우선 검토되고 있다. 보행 데이터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 검증도 필수라는 지적이다.
서울김포공항 우리들병원 이재원 원장은 “척추측만증 치료에서 AI 기반 분석 등 첨단 기술은 조기 발견 및 경과 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과 맞춤 처방에 근거한 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척추측만증의 디지털 진단과 비수술 교정 솔루션이 실제 일선 의료 현장과 보험제도 등에 안착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데이터와 의료현장, 규제 간 균형이 척추 건강 관리의 새 기준이 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