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감사원 흔들린 마지막 질의”…윤석열 정부, 표적 논란→공공 신뢰의 균열
각자의 자리를 묻지 않는 사회는 늘 책임의 빈자리를 남긴다. 탐사기획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대통령실 관저 이전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의혹과, 이를 감찰하는 감사원의 행보를 세밀하게 따라가며 현실의 벽을 집요하게 응시했다. 1년 8개월의 진통 끝에 공개된 감사 결과는 거듭 겹겹의 안개를 남긴 채, 국민적 의혹의 핵심을 밝혀내지 못한 채 머물렀다.
특히 ‘누가 21그램을 공사업체로 선정했는가’라는 사회의 중대한 질문 앞에 감사원의 대답은 멈춰 섰다. 감사원장은 “그것이 키포인트가 아니다”라는 말로 선을 그었고, 관련 인물 역시 의혹에서 거리를 두었으나, 진상 규명은 미완에 그쳤다. 시민단체의 적극적인 국민감사청구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실체는 건조한 회의록 안에 잠겨버렸다.

‘스트레이트’는 감사원이 감당해야 할 본질적 책무성을 향해 다시 질문을 던졌다. 윤석열 정부 3년 차, 감사원을 둘러싸고 정권의 입맛에 따라 움직인다는 ‘표적 감사’, ‘정치 감사’, ‘강압 감사’라는 비판이 여전히 거세게 흐른다. 전임 정권을 겨눴던 감사의 칼날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논란으로 번지며, 감사원이 신뢰의 균열 속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깊어졌다. 지속되는 책임 회피와 내로남불의 그림자, 사회를 감시해야 할 기관이 되려 감시의 대상으로 전락한 현실이 시청자들의 씁쓸함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역사 쿠데타’라 지칭될 만한 독립기념관장 자격 논쟁과, ‘광복은 선물이었다’는 김형석 관장의 발언 등 역사 왜곡 논란도 프로그램의 시선을 피해가지 않았다. 독립운동의 의미를 지켜야 할 기관장이 오히려 가치를 깎아내리고, 뉴라이트 인사 논란과 맞물려 상처의 기억을 건드렸다. 공공기관의 자리가 허물어질 때 시민의 목소리는 답답하게 흐를 수밖에 없었다.
의혹과 불신, 반복되는 질문과 책임의 부재 사이에서 ‘감시’의 의미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과연 감사는 누구를, 역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시청자는 다시 묻는다. ‘스트레이트’는 시민의 시선에서 각자의 자리와 책임, 그리고 잊힌 진실을 기어이 되새긴다.
‘스트레이트’는 9월 7일 일요일 저녁 8시 30분에 시청자와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