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당일 충격 변수”…카바예로, 경기 중 유니폼 바꿔입기→MLB 도루 1위 지켰다
트레이드 마감일의 긴장감이 극적으로 물들던 저녁, 호세 카바예로는 두 팀의 경계선에서 새로운 유니폼을 입었다. 뉴욕 양키스타디움에 모인 관중과 취재진의 시선은 짧은 이별과 갑작스러운 만남에 한동안 머물렀다. 한편의 영화 같은 하루, 그의 발 끝엔 여전히 MLB 도루 1위의 속도가 깃들어 있었다.
카바예로는 8월 1일,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으로 양키스와의 경기 5회말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7회말 수비 교체와 함께 케빈 캐시 감독 이하 코치진, 그리고 동료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곧장 클럽하우스로 향했다. 구단은 트레이드 성사를 공식화하며 카바예로를 양키스로 보냈고, 그는 경기 도중 유니폼을 갈아입는 드문 장면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트레이드는 양키스가 외야 유망주 에베르슨 페레이라와 신인 지명권 또는 현금을 내주는 조건으로 발표됐다. 양키스는 경기에서 7-4로 역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카바예로는 경기 후 “우리 팀이 승리한 듯하다”는 복잡한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그는 “양키스 유니폼을 입게 된 만큼 새 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원래 양키스 팬이었음을 밝혀 기대를 더했다.
카바예로는 내야 전 포지션과 외야 수비까지 소화하는 다재다능한 야수로 꼽힌다. 올 시즌 타율 0.226으로 타격에서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지만,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44도루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34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양키스의 이번 선택에는 주전 내야수 김하성 트레이드 무산이 영향을 끼쳤다. 뉴욕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양키스는 김하성의 부상자 명단 등재 이후 대안을 모색했고, 카바예로가 78만달러 연봉으로 합리적인 투자 대상이 됐다. 이는 김하성의 1천300만달러와 비교해 현격한 차이를 나타낸다.
카바예로의 합류로 양키스 내야진은 새로운 활력을 예고했다. 한동안 팬들은 탬파베이 유니폼을 벗고 새 소속팀을 향해 빠르게 적응하는 그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지켜봤다. 현장의 숨죽인 환호와 복합적인 감정은 트레이드 데이의 민낯을 생생히 보여주었다.
뜨거운 여름, 경기 도중 갈아입은 유니폼 위로 시간의 중력이 짙게 드리워졌다. 한 선수의 선택이 경기장을 한순간 뒤바꾼 밤이었다. 이 변화의 현장은 8월 1일 저녁,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지켜본 모두의 기억에 선명히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