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빛나는 개기월식”…천문연, 3년 만에 밤하늘 명장면 예고
지구와 달, 태양의 정교한 운동이 만들어내는 ‘붉은 달’ 현상이 밤하늘의 대장관으로 돌아온다. 한국천문연구원은 8일 새벽 전국 각지에서 3년 만에 개기월식이 관측될 것이라고 밝혔다.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이번 현상은 지구 대기를 통과한 태양빛의 영향으로 달이 붉은빛을 내는 ‘블러드문’ 형태로 나타난다. 천문·관측 업계는 이번 현상을 우주 과학 대중화의 분기점이자 천문교육의 명장면으로 보고 있다.
개기월식은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umbra)에 완전히 들어가는 천문 현상으로, 이번 관측은 8일 자정 이후부터 오전 6시 전까지 전 과정이 관측 가능하다. 올해의 경우 부분식이 새벽 1시 26분 48초에 시작되고, 달이 완전히 그림자에 가려지는 개기식은 2시 30분 24초부터 3시 53분 12초까지 약 83분간 이어진다. 이 과정의 최대 절정은 새벽 3시 11분 48초로, 이때 달은 남서쪽 하늘에서 최적의 시야로 관찰할 수 있다.

붉은 달이 나타나는 원리는 태양 빛의 파장 차이와 지구 대기의 산란 현상 때문이다. 빛이 지구 대기를 통과할 때, 파장이 짧은 파란색 계열의 빛은 산란돼 사라지고, 긴 파장의 붉은 빛만 달에 도달해 반사된다. 이로 인해 우리 눈에는 달이 어둡고 짙은 붉은색으로 보이게 된다. 전문가들은 해질 녘의 붉은 노을이 달에 투영되는 효과라고 설명한다.
관측 기간 동안 전 과정이 맑은 날씨라면 전국 어디에서나 이 특별한 현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달이 붉게 물드는 시간대는 관찰 난이도나 피크 시간을 감안하면 새벽 2시 반부터 4시 이전까지가 적기다. 이번 월식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러시아, 호주, 인도양, 아프리카, 유럽 등지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글로벌 천문대 및 연구기관들은 이같은 개기월식 이벤트를 계기로 다양한 과학 교육과 우주 관측 프로젝트를 확장 중이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일본 국립천문대, 유럽우주국 또한 블러드문 현상의 관측 연구를 이어가며, 일반 대중에게 천문 현상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관측을 위해 별도의 기술 허가나 법적 제한은 없지만, 향후 드론·고화질 카메라·AI 기반 관측 장비 등 디지털 천문 도구 활용이 늘며 관측 데이터 활용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기술 오남용과 같은 윤리·법적 이슈도 업계에서는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
천문연 관계자는 “천문학적 이벤트 경험은 대중에게 우주 과학의 직접적 체험 기회를 준다”며 “차세대 디지털 관측 장비 확산을 계기로 미래 우주 산업이나 관련 데이터 산업 성장이 촉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새로운 천문 관측 경험이 향후 IT·바이오 융합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을지, 관련 시장 형성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