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술 수출, 한계 드러났다”…후기개발 투자·정책 절실
플랫폼 기술이 국내 중소 바이오기업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았지만, 수익구조 불안정성과 상업화까지의 긴 공백 등 구조적 한계가 산업 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26일 발간한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 현황과 미래’ 월간브리프에 따르면, 최근 바이오의약품과 함께 약물 효과 및 복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의 시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신약 개발 플랫폼은 여러 질환에 범용 활용 가능한 공통 기반기술로, 하나의 시스템을 개발해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하도록 한다. 기술 자체가 확립되면 다양한 기업들로의 기술 이전(licensing out)이 가능해져 다수 바이오기업들이 해당 플랫폼 개발에 뛰어드는 추세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 플랫폼으로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 GSK 등과 초대형 수출 계약을 맺고, 알테오젠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ALT-B4’ 기반으로 9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을 달성하는 등, 국내 업체의 플랫폼 기술 이전 성과가 이어졌다. 리가켐바이오, 오름테라퓨틱, 와이바이오로직스 등도 각기 항체, 표적 단백질 분해, 이중항체 등 차별화된 기술로 암젠, 다케다, 익수다 등 해외 제약사로부터 반복적으로 기술 인정을 받았다. 플랫폼 기술은 신약 후보물질과 달리 폭넓은 타깃 질환에 적용 가능하고, 도입사 입장에서도 R&D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업계는 기술 이전 후 상업화까지 최소 5~10년의 긴 준비기간 동안 추후 수익이 단절될 수 있다는 점, 임상 진척도에 따라 단계별 마일스톤 수익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는 한계를 지적한다. 협소한 국내 시장 환경과 자금 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해, 바이오 벤처들의 자체 상업화 노력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부분이 임상 1상 이전 단계에서의 기술 수출에 집중하고, 이후 상용화까지의 투자와 검증은 미흡하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적·산업적 지원의 강화 필요성이 부각된다. 해외 사례로는 덴마크 제약사 젠맙처럼 연기금과 장기투자 자금이 조기 R&D부터 임상 후기까지 투입돼 플랫폼 혁신을 가능하게 한 점이 주목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플랫폼 기반 바이오기업들이 신뢰성 높은 임상 후기검증 역량과 글로벌 공동개발 경험을 갖추는 것이 성장의 분기점”이라고 강조한다. 더불어 국가 차원의 장기 전략, 대형병원·공공투자와의 연계, 중간단계 임상 및 검증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계는 플랫폼 기술이 K-바이오의 핵심 성장축임을 인정하면서도, 수출 의존도를 벗어나 후기개발과 상업화 역량을 갖춘 완결형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본다. “바이오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단기 성과 중심의 기술이전에서 나아가 신뢰성, 상용화 정책, 거버넌스 확보가 관건이다”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술 기반 혁신을 반복할 수 있는 생태계와 체계적 산업 투자, 정책적 뒷받침이 플랫폼 차세대 성장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