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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익은 가을…농악과 웃음이 번진다”…경산대추축제, 일상에 울림을 남기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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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북 경산에서는 대추향이 온 거리를 감싸고, 가을 들녘처럼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이들이 늘고 있다. 어릴 적 추억이 깃든 대추 한 알, 그리고 익어가는 농산물 사이로 흐르는 농악소리는 어느덧 우리 일상에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올해로 14회를 맞는 경산대추축제가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경산 남매로 일원에서 열린다. 햇대추 수확의 기쁨이 축제가 되고, 대동의 장이 펼쳐진 현장에선 남녀노소 누구나 농촌의 정취를 경험한다. 실제 행사장에는 홍진영, 김희재 등 대중가수부터 지역 인디밴드, 국악공연까지 어우러지며 소박함과 흥겨움을 함께 나눈다. 대추알까기, 막걸리 빨리 마시기처럼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행사는 SNS에서도 인증이 쏟아지며 ‘가을에 꼭 한번 가볼 만한 축제’라는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대추 향 가득 농악 한마당부터 공예 체험까지…‘경산대추축제’ 경산시에서 열린다
대추 향 가득 농악 한마당부터 공예 체험까지…‘경산대추축제’ 경산시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지역 경제의 흐름에서도 감지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경산은 국내 대추 생산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현장에선 신선한 대추, 다양한 농산물과 가공식품이 판매돼 도시와 농촌의 거리감을 좁힌다. 현장을 찾은 한 가족은 “대추 과자 만들기 체험에서 아이와 함께 웃었다”며 “도심에선 느끼기 힘든 소박함과 넓은 들판의 여유를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지역 축제의 본질을 ‘공동체의 온기’라 해석한다. 트렌드 분석가 신혜린 씨는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내는 계절의 장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서, 도시가 놓치고 있던 삶의 본질을 돌아보게 만든다”고 느꼈다. 대추공예, 캐리커쳐, 포토존, 사주 체험 같은 참여형 프로그램도 그만큼 가족 단위 방문객에겐 잊지 못할 시간을 선물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와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즐거웠다”, “농악을 듣는데 어릴 적 시골집이 떠올라 울컥했다” 등 직접적 소감이 이어진다. 거리마다 흐르는 웃음과 대동의 정서 속에서, 방문객 스스로가 지역의 일원이 된 듯한 따뜻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경산대추축제는 그저 지역행사의 한 순간이 아니다. 자연의 결실과 공동체가 주는 감동, 그리고 일상의 소소한 기쁨이 교차하는 품격 있는 가을의 축제다. 작고 소박한 한 알의 대추처럼, 우리의 삶도 이런 계절의 무게와 기쁨을 품으며 천천히 익어간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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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대추축제#경산시#농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