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연료 재처리 협의는 의미”…조현, 한미 핵협력·북중 밀착 속 대화 촉구

한미 원자력협력과 북중 밀착을 둘러싼 외교적 대립 구도가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8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참석과 함께 한미 간 원자력협력협정 개정 논의의 진전을 두고 외교적 긴장과 해법 모색을 둘러싼 이슈를 집중 조명했다.

조현 장관은 이날 “북한도 국제사회로 나와야 하는 유인들이 있고, 무엇보다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에 북한이 언젠가는 미국과 협의에 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지금 막 발표된 김정은의 중국 전승절 참석 소식은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중국을 포함한 여러 관련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 목표는 궁극적으로 북한 비핵화”라며, 북한의 핵 보유 고착화가 아닌 비핵화 환경 조성을 외교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이 굳이 핵을 가지고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핵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는 상황으로 만드는 게 우리의 중요한 외교 목표”라고 재차 설명했다.

이날 조현 장관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국 대표로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은 있으나 너무 예단하기보다 만반의 준비를 갖춰 북한을 자연스럽게 대화의 장으로 이끄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에 이재명 대통령을 수행해 미국을 방문했던 조 장관은 한미 원자력협력협정 개정 방향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그는 “우리 입장에서는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어야 하고, 농축을 통해 우리도 연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껴왔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협정을 개정하든, 또는 다른 방법으로 미국과 합의하에 추진해야 한다”며, 최근 한미 간 방향성 논의가 이뤄진 점을 “굉장히 의미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조현 장관은 “산업적, 환경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잠재적 핵 능력 보유와 관련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이번에 잘 설명해 그런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이 회담 후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정책 유연화를 시사한 발언과 관련해 조 장관은 “중국과 함께 가야 한다. 중국은 경제적으로도 유의미한 나라”라면서도, “중국 기업과 우리 기업이 이제는 경쟁 관계에 있다. 과거식의 안미경중은 계속하기 어려운 정책이라는 취지로 대통령이 말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치권은 북중 긴밀 협력과 한미 핵협력 협의 등 민감한 외교 현안들을 두고 긴박한 공방을 이어갔다. 정부는 한미 및 관련국과의 연쇄 협의로 북한 비핵화와 원자력 자주권 확대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