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에게 마체테·위스키 나눠줬다”…인플루언서 키스카스티요로 본 ‘조회수 쇼’의 위험
미국의 한 SNS 인플루언서가 노숙인들에게 대형 칼과 위스키를 나눠주는 영상을 올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취약계층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장면을 ‘콘텐츠’로 소비하며 클릭 수를 올리는 방식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데일리 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텍사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콘텐츠 제작자 키스 카스티요(29)다. 카스티요는 최근 추수감사절 당일 노숙인들에게 마체테(대형 칼)를 건네는 장면을 촬영해 틱톡과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틱톡에서만 1,400만 회 이상 조회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 속에서 카스티요는 “노숙인을 거리에서 지켜준다(Keeping the homeless in the streets)”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내걸고, 웃으며 노숙인에게 마체테를 건네는 모습이 담겼다. 같은 날 그는 파이어볼 위스키 미니 병을 한 움큼 쥐고 노숙인들에게 나눠주는 영상도 별도로 게시했다.
카스티요의 계정에는 이와 유사하게 노숙인들에게 위험 물품을 배포하는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으며, 촬영지는 텍사스 오스틴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등지로 파악된다. 그는 영상에서 “마체테는 개당 5달러도 안 한다”, “차 안에 30개 이상 실려 있다”고 말하며 문제의식을 보이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카스티요는 자신이 “미국 내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클릭과 조회수를 위해 이런 영상들을 찍는다”고 언급했고, “경찰에게 물어봤더니 문제 없다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해당 경찰 확인 과정이나 법적 검토 내용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무기와 주류를 동시에 제공하는 콘텐츠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현지 전문가들은 보도에서 “무기와 술을 함께 제공하는 것은 사고와 폭력 상황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조합”이라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상식 밖의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댓글에서 “노숙인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위험하게 만든다”, “일부러 사고를 유도하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청자들은 “도움은커녕 노숙인을 웃음거리로 소비하고 있다”며 콘텐츠 윤리를 문제 삼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카스티요는 데일리 메일에 “모든 영상은 연출된 스킷이며, 촬영 후에는 마체테를 회수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실제 위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온라인 여론은 “연출 여부와 상관없이 노숙인에 대한 조롱과 폭력적 이미지를 확산시키고 있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그의 틱톡 계정은 삭제된 것으로 보이나, 문제의 영상은 다른 인스타그램 계정 등에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플랫폼 사업자의 콘텐츠 관리 책임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조회수 쇼’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두고 향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