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IP 캡슐토이로 승부수…라인프렌즈스퀘어, 잇츠유어프라임타임 투자로 글로벌 공략
K IP 기반 캐릭터 비즈니스가 캡슐토이와 결합한 참여형 리테일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라인프렌즈스퀘어가 국내 캐릭터 지식재산 커머스 기업 잇츠유어프라임타임에 전략적 투자를 집행하며 Z세대 팬덤을 겨냥한 새로운 IP 수익화 플랫폼 구축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K 캐릭터 산업이 일본 중심의 가챠 시장 질서에 도전장을 내미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라인프렌즈스퀘어는 20일 잇츠유어프라임타임에 대한 전략적 투자 사실을 공개했다. 투자액은 비공개다. 양사는 이번 투자를 통해 K IP 캡슐토이를 전면에 내세운 온오프라인 참여형 리테일 모델과 공동 브랜드 개발, 핵심 상권 오프라인 거점 확대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단순 캐릭터 상품 판매를 넘어서 IP를 매개로 한 체험형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잇츠유어프라임타임은 오둥이, 김바덕, 몰티즈, 깜자, 치즈덕, 복슬이, 부실감자 등 소셜미디어와 커머스를 통해 빠르게 성장한 국내 스타 캐릭터 IP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다년간 축적한 IP 비즈니스 경험을 기반으로 시장 트렌드와 팬덤 선호도를 데이터처럼 분석해 상품 기획과 유통 타이밍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개별 캐릭터의 스토리와 세계관을 온라인 콘텐츠로 먼저 확산한 뒤 굿즈와 오프라인 전시, 팝업스토어로 확장하는 전형적인 디지털 네이티브 IP 운영 모델이다.
양사는 지난달 팝업스토어 오늘의 귀여움 클래스를 통해 첫 협업을 진행했다. 이 행사는 Z세대 인기 캐릭터를 캡슐토이로 구현하고, 현장에서 뽑기 경험과 사진 촬영, 한정판 굿즈 수집을 묶어 제공한 참여형 IP 체험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한 번의 방문으로 뽑기와 인증, 공유가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를 통해 소셜미디어 확산 효과와 재방문 가능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라인프렌즈스퀘어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한국형 캡슐토이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 일본에서 발전해온 전통적인 가챠 사업은 확률형 수집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라인프렌즈스퀘어는 캐릭터 세계관과 서사를 캡슐토이에 반영해 팬덤이 캐릭터 성장 과정에 참여하는 구조를 설계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같은 시리즈 안에서도 시즌 개념, 협업 스토리, 한정판 스킨 등을 체계적으로 기획해 단순 수집에서 장기 팬덤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온오프라인 연계 전략도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이용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캡슐토이를 수집하고, 온라인에서는 수집 목록 관리와 커뮤니티 활동, 추첨형 이벤트, 한정판 사전 예약 등을 동시에 즐기는 구조가 검토되고 있다. 소셜 로그인과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팬별 선호 캐릭터와 구매 패턴을 파악해, 이후 라인프렌즈스퀘어의 다른 IP 협업이나 신규 컬렉션 출시에도 반영하는 데이터 기반 리테일 모델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글로벌 확장 전략도 분명하다. 라인프렌즈스퀘어는 일본, 중국, 동남아를 우선 타깃으로 K IP 중심 캡슐토이 생태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이미 성숙한 가챠 문화와 전문 유통 채널이 형성된 시장으로, 현지 IP와의 협업이나 K 캐릭터 한정판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무대다. 중국과 동남아는 한류 콘텐츠·웹툰·게임 IP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어, 캐릭터 기반 수집형 굿즈에 대한 잠재 수요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IP 플랫폼 관점에서 이번 투자는 캐릭터 산업의 가치사슬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과거에는 방송과 완구 등 소수 채널을 통해 IP가 확산됐다면, 최근에는 소셜미디어 숏폼, 이모티콘, 웹툰 등 디지털 채널이 초기 팬덤을 형성하고 오프라인 굿즈와 체험 매장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라인프렌즈스퀘어와 잇츠유어프라임타임 협업은 이러한 흐름을 캡슐토이라는 수집형 포맷에 접목한 사례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가 장기적으로 데이터 기반 IP 커머스 플랫폼 경쟁의 한 축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 국가별로 선호 캐릭터와 디자인, 가격 민감도, 재방문 주기 등의 지표를 축적하면 향후 신규 IP 발굴과 라이선스 협상,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 IP를 단일 상품이 아닌 팬덤 데이터를 생산하는 디지털 자산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강화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콘텐츠 산업 전문가는 K 캐릭터가 가챠 포맷을 통해 일본과 동남아에서 어느 정도 점유율을 확보하느냐가 향후 IP 수익화 모델 변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IP를 빠르게 소비하는 Z세대 특성상 온오프라인을 끊김 없이 연결하는 경험 설계와 데이터 활용이 실제 성패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캐릭터와 리테일, 데이터와 팬덤을 묶는 이번 협력 모델이 기존 가챠 시장의 공식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산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