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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후퇴 우려”…쥐스탱 트뤼도, APEC서 한국 리더십 강조
정치

“민주주의 후퇴 우려”…쥐스탱 트뤼도, APEC서 한국 리더십 강조

윤지안 기자
입력

정치적 도전과 글로벌 변화가 맞붙었다.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는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6회 세계지식포럼 개막식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시대에 한국의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혀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았다.

 

트뤼도 전 총리는 이날 매일경제신문 주최 포럼의 기조연설을 통해 보호무역주의 심화와 세계 질서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전환기 속에서 “회복력(resilience)”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시대를 마주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권위주의 국가가 민주주의 국가보다 많아진 것은 오랜만의 일”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달리 트뤼도 전 총리는 한국 사회에 각별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한국인들이 모든 배경, 모든 정당을 넘어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함께 일어서는 모습을 보며 깊이 감동했다”고 언급하며, “충격을 받아도 다시 일어서는 힘,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그리고 변화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힘이야말로 우리가 미래로 나아가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트뤼도 전 총리는 한국이 동질성이 높은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세계의 다양성을 포용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오늘날 제조업, 첨단산업, 문화와 예술, 음악·드라마·영화까지 세계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나라”라며, “이 같은 특성이 한국을 외부 충격에 더 강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제 질서와 관련해 트뤼도 전 총리는 “최근 수십 년간 무역에 대한 지지가 약화되고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흐름을 바꿔야 하며, 올해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트뤼도 전 총리의 메시지가 민주주의와 자유무역 가치 수호를 촉구하는 한편,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요구받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뤼도 전 총리는 올해 1월 지지율 하락과 사퇴 요구 속에 총리직 사임을 공식화한 뒤, 3월 퇴임해 6개월 만에 한국에서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포럼은 세계 금융시장 불확실성, 안보 환경 변화 등 복합 위기 속에서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미래 글로벌 리더십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정치권은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 정부의 외교적 행보와 글로벌 역할 강화에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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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트뤼도#apec#세계지식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