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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AB 신약, 세계 최대 중국 도전”…한국 바이오 3조 시장 공략 본격화
IT/바이오

“P-CAB 신약, 세계 최대 중국 도전”…한국 바이오 3조 시장 공략 본격화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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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신약이 글로벌 제약생태계에서 거대 시장인 중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 국내 제약기업들은 3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중국 의약품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중국의 항궤양제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세계 최대 수준으로 평가되며, 식습관 서구화와 의료 접근성 확대로 환자 기반이 급격히 늘고 있다. 업계는 "한국 바이오의 글로벌 상용화 레이스 분기점"이라며 성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P-CAB 기반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펙수클루는 2022년 국내에서 출시된 이후,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해온 K-바이오 대표 항궤양 신약으로 평가받는다. P-CAB 계열 신약은 기존 프로톤 펌프 저해제(PPI)의 느린 약효 발현과 짧은 반감기, 식전 제한 등 한계를 개선했다. 즉시 위산분비를 억제하고, 식사와 관계 없이 복용 가능해 환자 편의성과 치료 효과를 높였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중국 내 P-CAB 시장은 2400억원 규모지만, 연성장율이 81%에 달해 빠른 시장 변화를 예고한다.

스마트제조 기법, 대사체 분석 등 최신 제약 기술도 적극 도입됐다. 대웅제약은 중국 현지 맞춤 전략을 도입하고, 인구 구조·진단 패턴을 반영한 적응증 확대, 복합제·주사제 전환까지 단계적 파이프라인을 구축 중이다. 펙수클루 외에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도 중국 허가를 위한 파트너십 기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외 인증 및 품목허가 전략을 병행 추진 중이다. 온코닉의 자큐보는 작년 4월 식약처에서 승인받았고 중국 현지 파트너 리브존제약과 협력해 진출하고 있다.

 

선두주자인 HK이노엔 역시 파트너사 뤄신과 협력해 이미 2022년부터 P-CAB 제제(케이캡)를 중국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케이캡은 중국에서 미란성식도염, 십이지장궤양,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요법 등 적응증을 넓히며 처방 영역을 확대, 세계 시장에서 한국 신약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특히 중국 특성에 맞는 주사제 개발, 적응증 추가 임상 등으로 현지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최근 미·일의 다국적 제약사도 PPI 이후 신세대 항궤양제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지만, P-CAB 계열에서는 한국 기업이 선두를 점하고 있다. 기술이전, 독점 권리확보, 라이선스 계약 등 현지화 전략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글로벌 지적재산권(IP) 보호와 중국 내 임상·허가 방식의 변화도 주요 변수다. 중국 NMPA는 국내 허가 대비 품질·효능 입증을 엄격히 심의하고, 새로운 의약품 시장 진입에 신중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증가와 치료 접근성 다변화에 맞춰, 신약 승인 패러다임이 기존보다 더 엄격해졌다고 진단한다. 특히 중국 내 시장 규모에 걸맞은 현지 협업, 데이터 수집을 통한 임상 적합성 확보가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K-바이오 항궤양제의 글로벌 상용화가 중국에서 본격화되면, 국내 신약 수출 패러다임에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실제 중국 시장에서 K-바이오 신약이 환자 치료 환경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규제 변화, 글로벌 현지화 전략이 맞물리며, 신약 경쟁 양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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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펙수클루#p-c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