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 따라 푸른 숨”…경기도, 자연과 예술 속에서 쉬어가는 여행 → 도심과 가까운 힐링 스폿 인기
여행지를 고르는 기준이 달라졌다. 이제는 먼 곳보다 일상 곁에 스며든 자연, 느릿한 여유와 작은 문화 공간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한적한 산책로, 연둣빛 정원, 빵 냄새 그윽한 카페에서 나만의 시간을 채우는 것—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경기도는 서울과 가까워 도심에서 벗어나기 어렵지 않다. 최근에는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나들이지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남양주시의 ‘보나리베’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로, 탁 트인 정원과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이색적이다. 바쁜 일상 끝에 천천히 산책을 하거나, 신선한 빵 한 조각에 자신을 위로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정원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와 고소한 빵 향에 마음이 몽글해진다”는 감상글도 적지 않다.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수원 ‘화성행궁’도 계절마다 새로운 옷을 갈아입는다. 궁궐의 고즈넉함은 가족 여행객과 역사 팬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한 방문객은 “정조대왕의 숨결을 느끼며 산책하니, 도심 속에서도 시간이 멈춘 듯했다”고 표현했다. 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화성행궁을 포함한 경기도 역사 유적지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10% 넘게 증가했다. 그만큼 가까운 곳에서 일상에 쉼표를 찍는 이들이 많아진 셈이다.
양평양떼목장은 서울 근교에서 자연의 광활함을 만날 수 있는 드문 공간이다. 푸른 초원 위에서 양과 교감하는 체험, 계절마다 다른 꽃길—이런 장면에 소소한 힐링을 얻는 이들이 늘었다. 봄이면 꽃과 함께, 여름이면 수국과 함께, 가을엔 핑크뮬리, 겨울엔 얼음 썰매까지, 계절마다 추억이 달라진다.
예술 감성 가득한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과 안산 유니스의정원도 특별한 휴식을 선사한다. 헤이리 예술마을은 카페와 갤러리, 공연장 등이 함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가족이나 친구, 연인 단위 여행에 두루 적합하다. 유니스의정원은 계절 내내 실내·외 정원에 머물며 식물과 설치미술을 감상할 수 있어, “초록이 주는 생명력과 여유가 각별하다”는 반응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코로나19 이후 떠오른 ‘로컬 힐링’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고 본다. 여행 칼럼니스트 김수진은 “경기도처럼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기분 좋은 새로움을 주는 곳, 자연스럽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 본질은 일상 회복과 감정의 환기”라고 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굳이 멀리 가지 않고도 충분히 쉼을 누릴 수 있다”, “주말이면 설렘 가득한 경기도 드라이브가 일상의 낙” 등 경험담이 쏟아진다.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식물, 예술, 체험까지 맞춤형 휴식이 가능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결국 풍경과 향기, 공간이 주는 안온함은 단순한 여행 그 이상이 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