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연예 스캔들도 분석한다…지젤 번천 재혼, 데이터가 읽은 여론
글로벌 톱 모델 지젤 번천과 전 남편 톰 브래디를 둘러싼 재혼과 불륜 의혹 서사가, 이제는 연예 매체보다 먼저 소셜 데이터에서 감지되는 시대가 열렸다. SNS 게시물, 기사 댓글, 영상 플랫폼 반응까지 실시간으로 수집해 감정과 이슈 흐름을 분석하는 소셜 여론 분석 AI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도구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과거에는 특정 인물의 사생활 논란이 언론 보도와 팬덤 커뮤니티를 통해 뒤늦게 파악됐다면, 지금은 재혼 루머가 등장하는 시점, 불륜 의혹이 증폭되는 구간, 당사자의 발언 이후 정서가 어떻게 재배열되는지까지 분 단위로 추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업계는 이러한 기술을 연예 비즈니스 리스크 관리와 광고 계약, IP 가치 평가를 가르는 기준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지젤 번천 사례에서 보듯 유명인의 재혼, 불륜 의혹, 가족 관계는 각 플랫폼마다 다른 양상으로 번져 나간다. 소셜 여론 분석 AI는 먼저 텍스트 데이터의 대규모 수집 단계에서 인물명과 관계, 사건 키워드를 자동 추출해 타임라인을 구성한다. 이어 감성 분석 알고리즘으로 긍정, 부정, 중립 반응을 분류하고 분노, 실망, 응원, 무관심 등 세부 정서를 추가로 태깅한다. 최근에는 인물 간 관계성을 그래프 형태로 모델링해, 전 남편과 재혼 상대, 자녀, 가족 등 키워드가 어떤 조합으로 언급되는지, 여론이 어느 축에 무게를 두는지를 네트워크 구조로 시각화하는 기술도 도입되고 있다. 기존 수작업 모니터링에 비해 처리 속도는 수백 배 이상 빠르고, 데이터 누락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러한 AI의 핵심은 대규모 언어 모델과 멀티모달 분석 기술의 결합이다. 언어 모델은 맥락을 고려해 은유, 비꼼, 밈 문화까지 해석해 내고, 이미지 인식 모델은 사진 속 인물 조합과 표정, 촬영 장소 등을 기반으로 연애설, 동거설 등 서사를 생성하는 패턴을 감지한다. 예를 들어 주짓수 강사와 반복적으로 함께 포착된 사진이 올라오고, 댓글에서 불륜, 재혼, 비공개 결혼식 같은 단어의 동시 출현 빈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시스템은 관련 이슈가 본격 확산 단계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 기존 키워드 카운트 방식보다 관계와 서사 단위를 읽어내기 때문에, 같은 단어라도 문맥에 따라 비난인지 옹호인지, 혹은 냉담한 관찰인지까지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부각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이 기술은 광고주, 소속사,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츠 구단 등이 리스크를 관리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대형 광고주는 특정 인플루언서나 스포츠 스타를 기용하기 전, 과거 3년간의 디지털 발자국을 분석해 잠재적 논란 키워드를 미리 점검한다. 불륜 의혹, 재혼, 이혼, 가족갈등, 학폭 논란 같은 단어가 특정 인물과 얼마나 자주 묶여 언급됐는지, 논란 이후 회복 곡선이 어떠했는지까지 살펴본다. 소속사는 계약 갱신 시점을 앞두고 AI가 만든 여론 리포트를 참고해 이미지 회복 가능성과 향후 리브랜딩 전략을 짠다. 팬덤 플랫폼은 부정 여론이 급격히 치솟는 구간을 포착해, 악성 댓글 정리나 공식 입장 발표 타이밍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충돌을 완화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엔터테인먼트 특화 분석 플랫폼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스포츠 스타와 셀러브리티의 브랜드 가치 평가에 특화된 분석 스타트업들이 등장해, 소셜 여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폰서십 적정 단가를 산출한다. 한 플랫폼은 선수의 경기력 지표와 사생활 관련 이슈 노출도, 긍정·부정 정서를 종합해 스코어를 매기고, 이 스코어를 보험사와 공유해 고위험 계약에 대해 별도의 보험료를 책정하는 서비스까지 내놓았다. 국내에서도 연예 기획사와 IT 기업이 협력해 K팝 아이돌의 글로벌 팬덤 정서와 논란 리스크를 AI로 관리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다만 언어와 문화적 뉘앙스 차이 때문에, 특정 국가에서는 유머로 받아들여지는 표현이 다른 지역에서는 심각한 공격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어, 현지 데이터로 재학습하는 로컬라이제이션 작업이 필수로 여겨진다.
데이터 활용을 둘러싼 규제와 윤리 이슈도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소셜 여론 분석 AI는 기본적으로 공개 게시물을 수집하지만, 개별 사용자의 의견이 특정 인물의 평판과 계약, 수익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데이터 활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의 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과 한국 개인정보보호법은 익명화된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허용하는 한편, 특정 개인을 재식별하거나 원치 않는 프로파일링에 활용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평판 점수나 리스크 레이팅을 채용, 출연, 광고 계약에서 활용하는 것이 과도한 감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불륜 의혹처럼 사실관계가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이슈가 여론 데이터에서 과장 재생산될 경우, 시스템이 편향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위험성도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연예와 스포츠 분야에서 AI 기반 평판 분석이 표준 도구가 될 수 있지만, 데이터 수집과 알고리즘 설계 단계에서 투명성과 통제 장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본다. 실제로 일부 플랫폼은 특정 키워드에 대한 가중치를 공개하고, 당사자가 요청할 경우 자동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 유형과 결과 해석 논리를 설명하는 절차를 도입하고 있다. 한 콘텐츠 분석 연구자는 스타 개인의 사생활과 평판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인 만큼, 플랫폼마다 윤리 심사와 외부 검증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산업계는 논란이 반복될수록 AI 분석 도구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면서도, 과도한 수치화와 감정의 자동 분류가 대중 여론을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소비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함께 안고 있다. 결국 IT 기술을 통해 연예 산업의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흐름과, 인간의 관계와 감정을 둘러싼 복잡성을 어떻게 존중할지의 균형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