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트 팩트시트 성과 눈에 보여야”…박윤주, 미 국무부에 후속 조치 당부
한미 정상회담 후속 이행을 둘러싸고 한국 외교 라인과 미국 행정부가 다시 마주섰다. 조인트 팩트시트에 담긴 합의를 실제 성과로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대북 공조와 글로벌 현안 대응 전략도 재점검하는 모습이다.
외교부는 3일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2일 미국 워싱턴에서 앨리슨 후커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을 면담하고,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와 대북 공조, 지역·글로벌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워싱턴 방문 기간 한미 외교차관 회담 등 연쇄 일정을 소화하며 대미 외교 전반을 점검했다.

박 차관은 먼저 전날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열린 한미 외교차관 회담을 언급했다. 그는 한미 정상 간 합의사항을 정리한 조인트 팩트시트 이행 방향에 대해 양국이 공감대를 마련한 점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후커 차관에게 한미 관계에 대한 그의 전문성을 토대로 분야별 실무협의체를 가동해 조인트 팩트시트가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후커 차관은 두 차례에 걸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가 어느 때보다 굳건하게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조인트 팩트시트에 담긴 후속 과제들이 충실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미국 측이 세부 이행 상황을 꼼꼼히 챙기겠다고 답했다.
경제 현안도 별도로 논의됐다. 박 차관은 지난 1일 미국 상무부가 관세 합의 이행을 위한 관세 인하 등 미국 측 상응 조치를 발표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동시에 해당 조치가 실제 효력을 갖기 위한 연방 관보 게재 등 후속 절차가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미국 관련 부처를 지속적으로 독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관세 문제를 둘러싼 한미 간 합의가 문서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통상 환경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안보·외교 현안에 대한 공조 의지도 재확인했다. 두 차관은 최근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의미 있는 대화 복귀를 목표로 한 대북 정책에서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특히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외교·안보 채널 간 수시 소통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했다.
또한 양측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 측 노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박 차관과 후커 차관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인도적 위기와 국제 안보 질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공유하며, 한미가 지역을 넘어 글로벌 차원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면담은 지난 10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차관 전략대화 이후 50여일 만에 성사됐다. 당시 서울 회동에 이어 워싱턴에서 다시 만난 두 차관은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지역·국제 현안에 대한 공조 채널을 더욱 촘촘히 운영해 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는 박 차관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한미가 정상회담 합의 이행과 대북 정책, 글로벌 현안 대응에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한 만큼, 향후 외교 채널을 통해 후속 조치의 이행 상태를 지속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