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장기기증으로 또 한 번 살리다”…백세희, 뇌사 기증 의미 남기고 하늘로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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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10월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일산병원에서 베스트셀러 작가 백세희씨가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심장, 폐, 간, 신장(양측) 등 5개 장기를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17일 밝혔다. 백세희씨는 2018년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로 우울증과 기분부전장애에 관한 개인 상담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이후로도 다양한 문학 작품과 대중 강연을 통해 사회적 대화의 폭을 넓혀왔다.

 

장기기증은 한 명의 뇌사자가 다수의 수여자에게 동시에 생명을 이어주는 의료기술로, 장기 부족 문제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실질적 희망을 전한다. 기증 과정은 의료진의 철저한 진단과 가족 동의, 장기 적합성 검사 등 복합적인 의학적 절차를 거친다. 백세희씨는 평소 타인을 배려하는 생활을 이어왔고, 본인의 아픔과 회복 과정을 책으로 공유하며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 해소에도 기여해 왔다.

생명나눔 문화는 국내에서 점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드러나지 않는 심리적·문화적 장벽이 높아 장기기증 등록률이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은 ‘옵트아웃(자동기증)’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 접근으로 등록률 제고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한국에서도 기증 희망자 등록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과 인식 개선 노력이 병행되고 있지만,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편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례는 IT·바이오 산업과 연결된 의료 데이터 관리, 이식기술 고도화, 사회적 생명나눔 플랫폼의 발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와 의생명윤리 문제, 기증·이식 절차 표준화, 장기 데이터의 정확한 관리 등이 동반될 때 생명나눔 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술 발전과 정책적 지원이 맞물릴수록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백세희씨와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업계는 백세희씨처럼 공감과 참여를 실천하는 기증 모델이 나올 때마다 생명나눔 문화와 의료산업 선순환이 촉진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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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희#장기기증#한국장기조직기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