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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체중 감량과 스트레스 해소 과장”…의학적 반박 이어져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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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거나 다음 날 체중이 감소하는 현상이 관찰되지만, 이것이 스트레스 해소나 지방 감소로 이어진다는 ‘음주 미신’에 대해 의료계가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알코올이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해 도파민 분비를 늘리면 일시적인 쾌락이나 스트레스 완화감이 유도되지만, 반복적 음주는 오히려 신경계의 중독성과 스트레스 취약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의료·바이오 분야에서 이번 결과를 일반적 ‘술=스트레스 해소’ 공식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의료계 소견에 따르면, 알코올은 뇌하수체·시상하부·부신피질로 이어지는 스트레스 조절 축(HPA axis)에 영향을 미친다. 처음에는 알코올로 인해 일시적으로 쾌락 호르몬이 분비되나, 반복적으로 음주를 하면 뇌는 ‘스트레스 → 술’의 반사적 연결을 학습한다. 이 같은 구조가 알코올 중독의 길을 여는 주원인이며, 결과적으로 장기적으로는 스트레스 내성 저하와 대처능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이번 메커니즘 해설은 기존 ‘음주-스트레스 해소’ 통념의 한계를 지적한다.

체중 감소 역시 과학적으로는 수분 배출로 인한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 알코올은 항이뇨호르몬(ADH) 분비를 억제해 이뇨 작용을 촉진, 급격한 수분 손실과 탈수를 유발한다. 또한 음주 후 간 글리코겐이 대사 과정에서 소비되며 이 역시 일시적 체중 감소로 이어지나, 하루 이내에 원상복구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의료계는 “알코올 해독 동안 지방 분해 역시 저해돼,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지방 축적 효과가 두드러진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도 음주에 대한 오해로 인한 건강 악화 사례가 꾸준히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에서도 음주가 스트레스 관리나 근육·체지방 감소에 긍정적이라는 오해를 경계하는 가이드라인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음주 관련 법·가이드 측면에서는 국내외 보건당국이 저위험 음주 기준 강화 및 음주 광고·홍보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알코올의 신경계 영향, 대사 구조 변화는 단기간 체중 변화나 기분전환에 불과하며, 실질적 건강에는 해롭다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산업계는 이번 의료계 시그널이 소비자 행동 변화와 바이오 기술(임상 데이터 활용, 실시간 대사 모니터링 등) 시장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건강관리의 연결이 점차 정교해지는 가운데, 음주 효능 오해를 바로잡고 과학 기반 건강관리로 유도하는 환경 조성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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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알코올#체중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