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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무일이 달라졌다”…대형마트 휴일 변화에 혼란과 적응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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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 가는 요일을 헷갈리는 이들이 많아졌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둘째, 넷째 일요일이면 대형마트 앞에 ‘오늘은 쉽니다’라는 안내문이 익숙했지만, 요즘은 매장 문이 주중에 닫히기도 한다. 10월 들어 대형마트 휴무일이 법으로 지정된 12일(둘째 일요일)과 26일(넷째 일요일)임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수요일이나 월요일 등 평일로 바뀐 곳이 늘고, 매장별로 휴무일과 할인행사가 엇갈리면서 일상 속 장보기도 조용히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중구, 관악구 등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수요일로 정했다. 조례 개정에 따라 주중에도 대형마트 문이 잠기고, 대신 일요일 영업이 가능해졌다. 경기 의정부시 역시 수요일 휴무제에 들어가 점포마다 휴일 표기가 달라지고, 부산의 10개 구·군 일부 마트도 월요일에 문을 닫는다. “마트별로 쉬는 날이 달라 헷갈린다”며 주변에 다음 장보기 날짜를 묻는 소비자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출처: 이마트 트레이더스
출처: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 변화는 정책과 제도에서 비롯됐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국내 대형마트는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에 쉬도록 돼 있지만,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별로 평일로 바꾸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또,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의무휴업일을 법정 공휴일로 강제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유통업계의 긴장감도 커진 상황이다.

 

대형마트들은 빠르게 대응 중이다. 명절 연휴가 끝난 뒤 트레이더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코스트코 등 주요 브랜드 매장에서는 신선식품 할인, 완구 할인, 절임배추 예약 행사 등 다양한 특가 이벤트를 내놓으며 소비자의 발길을 이끈다. 한 시민은 “장보는 날을 확인해야 해서 번거롭긴 하지만, 대신 할인 행사가 많아져 그 정보 챙기는 재미가 있다”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현대인의 ‘소비 일정’ 자체를 바꾼다고 본다. 신선식품 구매 주기를 다시 맞추고, 할인 소식을 챙기며 장보는 습관이 생활의 활력이 되기도 한다. 또, “장보기가 단순한 구매가 아니라, 가족과의 주말계획이나 여가까지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나온다.

 

SNS나 커뮤니티 곳곳에서는 “이번 주는 무슨 요일에 마트가 쉬냐”는 질문, “휴무일에 장보러 갔다가 문 닫혀 난감했다”는 경험담이 줄을 잇는다. “장보기 전 꼭 검색한다”는 댓글처럼, 달라진 마트 휴일이 이제는 일상적 검색어이자 소소한 대화거리가 됐다.

 

마트의 조용한 문이 닫히는 날과 떠들썩한 할인 소식이 번갈아 스며드는 요즘, 사소하지만 확실히 바뀐 장보기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다시 자신의 소비 리듬을 만들어간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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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휴무일#트레이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