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5.2%·카카오 3.5% 급락”…AI 검색 대체 우려, 인터넷업계 충격파
5월 8일, 국내 인터넷 대표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한낮 갑작스런 하방 압력에 크게 밀렸다. 네이버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5.22퍼센트 하락한 18만8천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개장 초 2퍼센트가량 약세를 보인 뒤 낙폭은 빠르게 커졌고, 장중 한때 5.32퍼센트까지 손실폭을 확장했다. 카카오 역시 장중 3퍼센트대 하락세를 이어가며, 최종적으로 3.52퍼센트 내린 3만7천원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흐름 뒤엔 전날 미국에서 불거진 ‘AI 검색 대체’ 전망이 도사리고 있다. 7일(현지시각), 애플의 에디 큐 서비스 부문 부사장은 AI가 구글 등 기존 검색엔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큐 부사장은 애플이 AI 검색 서비스 업체 ‘퍼플렉시티AI’와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고 공개하면서, 기술 트렌드 전환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시장을 휘젓기 시작했다.

이 발언 이후 밤사이 뉴욕 증시는 기술주가 일제히 약세를 띠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무려 7.5퍼센트 떨어지며 시가총액이 급감했다. 글로벌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은 국내로도 번져, 네이버와 카카오 등 한국 인터넷주가 일제히 매도세에 노출됐다.
카카오(035720)는 이날 2024년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도 내놓았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퍼센트 감소한 1조8천637억 원, 영업이익 역시 12퍼센트 줄어든 1천54억 원에 머물렀다. 시장 전망치를 소폭 밑도는 수준에 그치면서, 인터넷업계 전반에 실적 부진의 잔상이 남았다.
신한투자증권의 이재원·조민규 연구원은 “애플 부사장 발언과 알파벳 하락 흐름이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밝혔다. 주요 증권업계에선 AI 검색 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기존 인터넷기업 사업구조에 직접적인 도전이 될 수 있단 우려가 각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장을 마감한 인터넷업계엔 ‘AI 검색 대체’란 파동 속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드리웠다. 투자자들은 데이터·플랫폼 중심 사업모델의 구조 개편 가능성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 기존 빅테크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혁신과 신사업 발굴이 한층 중요해진 환경을 맞이한 셈이다.
기술과 자본, 그리고 환경의 변화가 교차하는 경계에서, 소비자와 기업 모두 새롭게 그려질 정보 생태계를 예의주시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이어질 글로벌 기술기업 실적 발표와 AI 업계의 전략 변화가 시장의 다음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정제된 정보와 민첩한 대응이 어느 때보다 값진 자원이 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