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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요금제 718개 혼란”…이통3사, 통합요금제 연내 추진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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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 3사가 운영하는 요금제가 700종을 훌쩍 넘어서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혼란과 합리적 요금 비교의 어려움이 새로운 정책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현행 요금제는 5G와 LTE 기준으로 251종에 이르며, 기존 가입자를 유지 중인 단말기별 요금제까지 합치면 무려 718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 분석 결과다.

 

이동통신 요금제의 수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에는 다양한 단말기, 데이터 사용량, 서비스 결합 유형 등이 있다. 최근 1~2월, 이통 3사가 131종의 요금제를 자진 폐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규·기존 요금제가 복잡하게 운영되고 있다. 현재 SKT가 145개, KT가 260개, LG유플러스가 313개 요금제를 각각 제공하며, 여기에 수십 개의 알뜰폰 사업자까지 더하면 요금제는 수천 종에 달한다.

기술적으로 최근까지 5G와 LTE 요금제는 단말기 유형에 따라 별개로 운영됐다. 그러나 2023년 11월~2024년 1월까지 각사별로 ‘요금제 자유 선택'이 허용되면서, 가입자는 기기와 상관없이 두 기술 방식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이 2023년 11월, KT는 같은 해 12월, LG유플러스는 2024년 1월부터 해당 방침을 도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G와 LTE 요금제가 별도로 운영되는 구조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혼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국회와 정부는 데이터 용량 혹은 전송속도 중심의 ‘통합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요금제는 5G·LTE 기술 구분 없이, 덜 복잡한 데이터 기준 요금 상품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이는 기존 요금제의 과도한 세분화를 해소하고, 실제 가계 통신비 부담도 낮추겠다는 정책적 목적과 맞닿아 있다. 업계에서는 통합요금제가 도입되면 단말기 기술 구분에 따른 편익 격차와 요금 혼란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이미 기술 방식에 관계없이 데이터 기반 요금 설계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 역시 이번 통합요금제 시도로 보다 단순하고 투명한 요금 체계를 도입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영섭 KT 대표는 지난해 11월, 2025년 1분기 내 통합요금제 출시를 공언한 바 있으며, 과기정통부 역시 연내 이통3사별 협의 마무리 및 상품 출시를 목표로 정책 조율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합요금제 도입에 따라 가계통신비, 소비자 선택권, 사업자 간 요금경쟁의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향후 통합요금제가 실제 가입자 유치와 시장 내 정착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산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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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통합요금제#5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