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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미룬 ETF 결론”…SEC, 이더리움·솔라나·XRP 승인 연기 여파 확산
국제

“또다시 미룬 ETF 결론”…SEC, 이더리움·솔라나·XRP 승인 연기 여파 확산

정유나 기자
입력

현지시각 11일, 미국(USA)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Ethereum)과 솔라나(Solana), 리플 XRP(엑스알피) 등 주요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 심사 결정을 재차 연기했다. 이번 조치는 암호화폐 시장 참가자와 글로벌 투자 업계에 직접적 불확실성을 안기고 있으며, 미국 정부의 규제 방향 전환과 맞물려 국제 가상자산 질서의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현지 언론 크립토인텔리전스(Crypto Intelligence)에 따르면,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의 이더리움 스테이킹 ETF 개정안 심사는 2025년 11월 13일로, 솔라나와 리플 XRP ETF는 11월 14일로 각각 미뤄졌다. 블랙록(BlackRock)이 제출한 아이셰어즈(iShares) 이더리움 트러스트 개정안도 심사 마감일이 10월 30일로 연장됐다. SEC는 최장 허용 기한을 적극 활용하며 단순 거부 대신 심층적 점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EC, 이더리움·솔라나·리플 XRP ETF 결정 또다시 연기
SEC, 이더리움·솔라나·리플 XRP ETF 결정 또다시 연기

이러한 연기는 단기적인 후퇴가 아니라, 복잡한 스테이킹 구조와 투자자 보호, 시장 안정성 등의 쟁점을 충분히 검토하려는 SEC의 신중론에 따른 것이다. 최근 수개월 동안 SEC는 도지코인(Dogecoin)과 헤데라(Hedera)의 ETF는 물론, 비트코인(Bitcoin)·이더리움 ETF 등 여러 신청 건을 일괄적으로 보류해 왔다. 8월 말 기준 SEC가 보류 중인 암호화폐 ETF 신청 건수는 90건을 넘어선다.

 

정책 기조 변화도 이번 결정의 배경 중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SEC는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 가동과 함께 암호화폐 제도권 편입 의지를 강화해 왔다. 폴 애킨스(Paul Atkins) SEC 위원장은 최근 파리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시장 회의에서 “디지털 자산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언급, 거래·스테이킹 규칙을 포괄하는 새로운 제도 설계를 예고했다. 그러나 SEC는 시장 혼란과 규제 미비 가능성을 고려, 당장은 유보적 접근을 택하며 점진적 이행을 모색하고 있다.

 

주요 투자자와 업계는 이번 결정에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승인 지연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SEC의 엄격한 심사와 제도 정비 과정이 암호화폐 ETF 시장의 적극적 확대의 문을 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일부 전문가는 연내 XRP ETF 등 주요 상품의 승인 시나리오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진영에서는 “SEC의 잇단 연기는 정치적 리스크와 규제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감독 전략”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SEC가 결정을 미루며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역시 “정책 모색을 위한 과도기적 신호”로 해석했다.

 

SEC의 연속 연기는 암호화폐 ETF 시장이 제도권 편입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가격 압력을 받을 수 있으나, 규제 체계가 확립될 경우 장기 성장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와 업계는 10월과 11월에 예정된 최종 결정 일정을 앞두고 SEC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향후 암호화폐의 제도권 진입과 국제 금융시장의 플레이어 구도 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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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이더리움#e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