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아들" 내세운 장동혁 "충남서 지면 국민의힘 승리 아니다"

정치적 생존 경쟁과 지역 자존심이 충돌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충청권 표심을 정면 겨냥하며 내년 지방선거 승부수를 띄웠다. 충남에서 패배하면 여당 전체의 패배라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지방선거를 둘러싼 대선급 구도가 형성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6일 충남 천안버스터미널 조각광장 앞에서 열린 민생회복·법치수호 충남 국민대회에서 내년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와 우리 청년들의 미래는 더는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며 선거 패배를 국가와 청년 세대의 위기와 연결했다.

장동혁 대표는 패배 시 책임론을 정면으로 언급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그는 "지선에서 패배하면 우리는 청년들의 얼굴을 볼 수 없고, 자녀들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결과가 정치권의 명운을 넘어 가족과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 문제라고 강조한 셈이다.

충남 보령·서천을 지역구로 둔 장동혁 대표는 스스로를 충청의 아들이라고 규정하며 지역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충청의 아들인 장동혁이 내년 지방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고 청년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짐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정치적 역할을 국가와 청년의 미래와 직결짓는 발언으로, 향후 선거 전략의 중심축이 충청권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충남 선거 결과를 국민의힘 전체 성적표와 직결시키며 지역 승리를 호소했다. 장 대표는 "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다른 어떤 지역에서 승리하더라도 이곳 충남에서 패배한다면 저는 승리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충청이 승리해야 국민의힘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적인 선거 승리보다 충청권 승리가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충청 민심을 향해 책임감을 부각했다.

이어 그는 "충청에서 승리해야 충청의 아들 장동혁의 승리하는 것"이라며 "충청의 아들 장동혁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자유민주주의와 청년 미래를 지켜낼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장동혁을 지켜달라"고 덧붙였다. 자유민주주의와 청년 미래를 키워드로 내세우면서도, 실제 호소 지점은 자신의 리더십과 정치적 입지에 맞춰져 있다는 해석도 뒤따랐다.

이날 충남 국민대회는 국민의힘이 전국을 돌며 여론전을 벌이는 지방 순회 일정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앞서 부산·울산에서 22일, 경남 창원에서 23일, 경북 구미에서 24일 국민대회를 진행했다. 충남은 다섯 번째 순회지로, 여당이 영남권을 넘어 충청권까지 지지 기반을 넓히려는 흐름으로 읽힌다.

장동혁 대표는 앞으로도 전국 순회를 이어가며 민심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대회는 28일 대구, 29일 대전·청주, 30일 춘천에서 연속 개최된다. 12월 1일 인천, 12월 2일 용인 일정도 예고돼 있어, 수도권과 충청, 영남, 강원 등 전국 권역별로 세력을 다지는 전략이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기 전국 조직 정비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여당 대표가 특정 지역, 특히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을 지목해 "패배하면 승리가 아니다"라고 규정한 만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역시 충청 표심을 둘러싼 대응 전략을 서두를 가능성이 크다.

향후 국민의힘은 순회 국민대회에서 제기한 민생회복과 법치수호 메시지를 토대로 지방선거 공약과 인물 구도를 구체화해 나갈 전망이다. 국회와 각 정당은 지방선거 체제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충청권을 비롯한 주요 승부처를 두고 더욱 치열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