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로 일정 흔들”…KPGA클래식, 2라운드 취소→54홀 승부 돌입
제주를 뒤덮은 빗줄기와 낙뢰. 뜻밖의 자연이 만든 변수 앞에서 선수들은 촉촉이 젖은 그린을 지켜보며 밤을 보냈다. 억센 바람과 폭우가 가라앉지 않는 하늘 아래, KPGA 투어의 긴장은 잠시 숨을 죽였다.
한국프로골프 투어 KPGA 클래식이 9일 2라운드 일정을 결국 취소했다.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코스를 강타한 악천후가 대회의 흐름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대회는 애초 72홀에서 54홀 경기로 축소됐다.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에 경기 시작도 4시간가량 미뤄졌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조직위원회는 최종적으로 2라운드 취소를 결정했다.

권청원 KPGA 경기위원장은 “많은 비로 코스 정비에도 평소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선수 안전이 앞선다. 또 정상적으로 경기를 이어갈 경우 불가피하게 경기 운영의 형평성을 해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단은 지난해 10월 더채리티 클래식 이후 약 7개월 만에 이뤄진 일정 축소다.
이로써 KPGA 클래식은 10일 예정된 2라운드와 11일 최종 라운드, 총 54홀 성적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36홀 이후 컷 오프를 통과한 선수만이 최종 일정을 밟게 된다. 특히 대회는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으로 치러지고 있으며, 1라운드에서는 옥태훈이 16점을 기록하며 선두에 자리했다.
예상과는 다른 무대가 차려진 만큼, 선수 전체가 전략 속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제한된 기회에서 흐트러진 흐름을 다잡아야 하는 숙제도 남았다.
챔피언의 이름은 오는 11일 최종 라운드에서 드러난다. 질문하지 않는 자연, 그리고 그 미묘한 틈을 비집고 다시 그린 위에 오르는 선수들. KPGA 클래식은 10일 2라운드, 11일 챔피언 결정전을 통해 결실의 이름을 새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