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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매달 700만 원의 꿈”…연금복권 720 296회 당첨번호 공개에 쏠린 눈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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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해를 여는 루틴에 ‘복권 확인’이 더해진 사람이 부쩍 늘었다. 한 해의 계획을 적어 내려가기 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번호를 맞춰보는 시간이 작은 의식처럼 자리 잡았다. 누군가에겐 그 몇 분이, 팍팍한 일상 속 숨을 고르는 여유가 된다.

 

1월 1일, 동행복권이 운영하는 연금복권 720 296회 1등 당첨번호는 1조 6 6 7 9 7 5로 뽑혔다. 1등에 당첨되면 매달 700만 원을 20년 동안 연금 형식으로 받는다. 세금 22%를 제하고 손에 쥐는 돈은 월 546만 원이다. 당첨자에게는 한 번의 ‘대박’이 아니라, 20년 동안 이어지는 생활비와도 같은 안정감이 찾아온다.

연금복권 720 296회 당첨 번호(사진=MBC '생방송 연금복권 720')
연금복권 720 296회 당첨 번호(사진=MBC '생방송 연금복권 720')

이번 회차 2등은 1등 번호와 같은 6자리 숫자에 조만 다른 각조 6 6 7 9 7 5다. 2등 당첨자는 월 100만 원을 10년간 받게 되고, 세후 실수령액은 월 78만 원이다. 비슷한 조건의 보너스 번호도 있다. 각조 9 8 8 4 3 1이 뽑힌 보너스 번호 역시 월 100만 원씩 10년 연금 형식으로 지급되며, 실수령액은 2등과 같은 78만 원이다. 명목상 구분은 다르지만, 월급처럼 들어오는 보너스라는 점에서 당첨자들의 체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일시 지급 당첨금도 이어진다. 3등은 1등 번호 기준 뒷 5자리 일치 번호인 6 7 9 7 5다. 여기에 해당되면 100만 원을 받는다. 4등은 뒷 4자리 7 9 7 5로, 당첨금은 10만 원이다. 5등은 뒷 3자리 9 7 5로 5만 원, 6등은 7 5로 5천 원, 7등은 끝자리 5로 1천 원이다. 조와 자리수 조건에 따라 7등까지 촘촘히 나뉘어 있어, “하나쯤 걸리겠지”라는 기대를 품고 번호를 훑어보게 만든다.

 

흥미로운 점은 등수별로 중복 당첨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1등에 당첨됐다면, 번호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2·3·4·5·6·7등 금액까지 함께 받을 수 있다. 여러 칸에 동그라미를 치며 합산 금액을 세어보는 순간, 잠시나마 통장 잔고 걱정에서 벗어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연금복권 720 플러스의 1등 당첨확률은 1/5,000,000로, 로또 6/45의 1등 당첨확률인 1/8,145,060보다 약 1.6배 높다고 소개된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대신, 조금 더 높은 확률과 길게 이어지는 ‘생활 보탬’을 택하는 선택지가 된 셈이다. SNS에선 “로또보단 연금복권으로 갈아탔다”는 인증 글이 종종 보인다. 한 번에 큰돈을 거머쥐기보다, 매달 일정 금액이 들어오는 구조가 요즘 불안한 경제 상황과 어딘가 맞물린다.

 

실제로 당첨금을 받는 과정도 일상을 닮아 있다. 5만 원 이하는 동네 복권판매점에서 바로 교환할 수 있어 퇴근길에 들르는 경우가 많다. 5만 원을 넘는 당첨금은 농협은행 전국 지점에서 받을 수 있고, 연금식 당첨금은 동행복권에서 당첨 여부를 확인한 뒤 지급된다. 당첨금 지급 기한은 개시일로부터 1년이라서, 지갑 속에 넣어둔 채 잊어버리지 않도록 챙겨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지급기한을 넘긴 당첨금은 복권기금으로 귀속된다. 누군가가 놓친 행운은, 사회를 위한 재원으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연금복권 720 플러스는 가까운 인쇄복권 판매점에서 종이 티켓으로 살 수 있고, 동행복권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으로 그 회차를 구매하거나 예약 구매도 가능하다. 화면 속 숫자를 클릭하는 몇 초의 선택이,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혹시나’를 만든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5분에는 TV 생방송으로 당첨번호가 공개된다. 저녁 준비를 하다 말고 TV 앞에 서서 번호를 맞춰보는 풍경이, 어느새 주간 루틴처럼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현실적인 소확행의 한 형태”라고 본다. 거대한 부자가 될 거란 상상보다는, “월세 걱정이 조금 덜해졌으면”, “부모님 용돈을 꾸준히 드리고 싶다” 같은 구체적이고 작은 바람이 담긴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댓글 반응에서도 “1등 아니어도 3등만 돼도 좋겠다”, “매달 78만 원만 있어도 숨통이 트일 것 같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언제나 그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첨이 아닌 ‘꽝’에 가깝다. 그럼에도 매주 번호를 확인하는 시간을 완전히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숫자 몇 개에 기대는 마음 속 어른들의 소망이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자녀 학원비, 전세 대출, 부모의 병원비까지, 머릿속 계산기는 분주하지만, 복권 번호를 맞춰보는 그 몇 분만큼은 현실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는다.

 

연금복권은 단지 행운을 겨냥한 종이가 아니라, 불안한 내일에 작은 완충재를 붙여보려는 시대의 마음을 비춘다. 오늘도 누군가는 296회 당첨번호를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아쉬움을 삼키고, 또 다른 누군가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저녁 속에서 조용히 ‘인생 2막’을 상상하고 있을 것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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