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중과 상연, 마지막 부탁의 눈물”…김고은·박지현, 30년 우정의 끝자락→두 배우의 절실한 선택

따스했던 교정과 침묵이 흐르던 거리, 그 모든 시간 속에 김고은과 박지현이 빚어낸 30년의 우정이 새로운 파문을 일으켰다.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에서 두 배우는 10대의 설렘과 20대의 혼란, 그리고 30대의 아픔이 뒤섞인 인생의 여로를 촘촘히 그려내며 시청자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남겼다. 듣는 이의 감정을 밀고 당기는 듯한 재치와 진심이 대사마다 스며들었다.

이번 작품에서 김고은은 은중 역을 맡아 상연을 동경하면서도 자신만의 그늘을 견뎌 내야 했던 인물의 내면을 깊이 있게 표현했다. 은중이 어릴 적 상연을 질투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닮고 싶어 했다는 그의 설명에는 두 사람의 서사가 쌓아온 세월의 무게가 담겼다. 박지현은 남들이 흔히 오해하는 냉철함 이면에 미세한 떨림과 슬픔을 담아 상연의 질풍노도와 외로움을 표현했다. 그는 역할에 더 몰입하기 위해 체중 변화까지 감수했으며, 차가운 겉모습 뒤에 감춰진 상연의 진짜 마음을 보여 주고자 했다.

두 친구는 20대 재회 끝에 또 다시 멀어졌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30대의 경계에서 이들은 다시 마주했다. 사회에서 쌓은 경험과 무거워진 책임, 그리고 솔직하지 못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은 옛 감정에 굵은 금을 그었다. 김고은은 “일과 경력이 커질수록 상연과의 충돌이 커졌다”고 했고, 박지현은 “상연은 쉽게 모든 감정을 털어놓지 못했기에 의도치 않게 주변을 상처 입혔다”고 고백했다.

이야기의 결정적 순간은 상연이 은중에게 죽음을 동행해 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전하는 장면이다. 박지현은 상연의 선택을 이기적이면서도 쓸쓸하게 바라봤고, 실제로 죽음이라는 주제를 감정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많은 자료를 찾아보며 연기에 몰입했다고 밝혔다. 김고은 역시 “상연이 박지현이라 다행”이라는 특별한 신뢰와 진심을 전했다.

시리즈의 중심에는 친구를 잃어야만 하는 남겨진 자들의 마음, 그리고 그 이별을 함께 준비해야만 하는 이의 복합적인 감정이 자리한다. 작가가 “남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밝혔던 첫 만남의 대화처럼, 두 배우는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별의 순간’에 대해 다시금 묻는다.

한편, 김고은과 박지현이 30년 동안 공유한 우정의 진실과 마지막 장면의 물음표를 남기는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은 오는 9월 12일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