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팀, 캐나다 60조 잠수함 결선행”…한화오션·HD현대, 글로벌 방산 판도 흔든다

한국 방산업계의 대표 주자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 전략으로 캐나다의 잠수함 수주 사업 결선에 진출했다. 최대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에서 국내 컨소시엄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과 함께 최종 경쟁 후보에 선정되며, 글로벌 방산 시장 판도 변화의 중심에 섰다.

26일 방위사업청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 도입이 예정된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 숏리스트에 올랐다. 이번 사업에는 프랑스 나발 그룹, 스페인 나반티아, 스웨덴 사브 등 유럽 강자들도 도전했으나, 최종 결선은 한국과 독일 기업 양자 구도가 됐다. 앞서 두 업체는 호주 호위함 사업에서 각각 참여하다 고배를 마신 바 있으나, 올해는 방위사업청 주도 아래 원팀을 결성해 경쟁력을 키웠다.

한화오션은 이번 제안에서 ‘장보고-Ⅲ 배치-Ⅱ’ 3천톤급 잠수함을 앞세웠다.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해 장기간 수중 작전이 가능하다는 점, 검증된 잠수함 솔루션과 현지화 전략, 빠른 납기 역량 등이 캐나다 해군의 호평을 받았다. 사업 계약금만 최대 20조원, 운영·유지비까지 포함하면 60조원에 달해, 수주 시 한국 방산 역사상 단일 최대 거래로 기록된다.

정치권과 정부도 수주 지원에 나섰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3월 캐나다 현지에서 ‘제3차 한국-캐나다 방산군수공동위원회’를 열고 사업 전폭 지원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에는 대통령 특사단도 캐나다를 방문, 방산 협력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선 진출은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 공조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평가다.

업계 안팎에선 “코리아 원팀” 전략의 효과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각자 경쟁에서 모두 탈락하며 정부 지원이 분산됐던 문제점을 보완, 2월 양사는 방위사업청 주도하에 ‘함정 수출 원팀 MOU’를 맺은 바 있다. 그에 따라 잠수함은 한화오션, 수상함은 HD현대중공업이 각각 주관하면서 상호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번 사업의 최종 계약은 2028년께로 예상되지만, 빠르면 내년 조기계약 가능성도 거론된다. 방사청 관계자는 “한국 수주를 위해 캐나다 주요 인사 면담 등 전방위 교섭을 이어가고, 현지 우호 여론도 적극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양 사의 ‘원팀’이 캐나다 초대형 수출 시장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는 물론, 한국 조선·방산 산업의 글로벌 위상 변화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주목된다. 정부는 향후 캐나다와 방산 협력 강화를 토대로, 다른 주요국 수출시장에서도 원팀 전략을 본격 전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