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성 ‘동백여관’ 무대에서 피어난 울림”…한일가왕전 심장 저릿→승부 그 너머 감동
따스한 조명 속 은은한 슈트 차림의 진해성이 ‘한일가왕전’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새로운 울림을 기대했다. 그의 눈빛에 서린 애틋함과 섬세한 숨결은 일본 엔카 명곡 ‘동백여관’의 첫 소절이 흘러나오면서 무대 위에 긴장과 설렘을 동시에 불어넣었다. 잔잔한 기타 선율 아래, 진해성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익숙한 멜로디에 자신만의 감성을 입혀 한 편의 담담한 드라마처럼 무대를 만들어냈다.
진해성은 깊은 감정선을 절제와 폭발로 오가며 원곡의 애절함을 고스란히 살려냈다. 곡의 흐름을 따라 미묘하게 흔들리는 그의 손끝과 시선, 절절하게 퍼지는 목소리와 표현력은 그 자체로 음악의 본질을 일깨워주는 장면이었다. 곡에 완전히 몰입한 진해성의 모습은 객석의 숨을 멎게 했고, 그의 목소리는 관객들의 마음 한 켠에 오래도록 잔상을 남겼다.

무대가 끝나자 일본 심사위원 마츠자키 시게루는 “고향이 보였다”고 평했다. 이는 진해성이 단순한 커버를 넘어 자신만의 해석과 깊이로, 엔카의 본고장 사람들에게조차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는 증거였다. 팬들도 원곡에 버금가는 그의 진정성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오히려 일본 가수들이 진해성에게 더 배워야 할 것 같다”는 극찬이 이어졌다.
‘동백여관(さざんかの宿)’은 일본 가수 오오카와 에이사쿠가 1982년 발표한 대표적 엔카 곡이다. 겨울 동백꽃에 이별과 그리움을 실어, 오랜 시간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건네 온 작품이다. 진해성은 이 곡의 정통성을 지키되, 자신의 색채로 완전히 재해석해 냈고, 그 결과 무대는 점수를 뛰어넘는 예술로 승화됐다.
그러나 일본 심사위원과 한국 심사위원의 점수 차가 발생하자, 일부 시청자들은 심사 방식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진해성이 선보인 음악의 깊이와 절절함은 평가나 승부의 영역을 뛰어넘어 오롯이 예술 그 자체로 남았다.
그는 누구보다도 진한 감성과 진정성, 삶에서 길어 올린 공감으로 ‘동백여관’의 절절한 서사를 끌어안았다. 한 음 한 음, 손끝에서 번지는 반짝임은 수많은 연습과 고민에서 비롯된 무게였다. 팬들은 그 무대 위에서, 진해성만의 음악 세계를 또 하나의 이야기로 마음에 새겼다.
진해성의 ‘동백여관(사장카노야도)’ 무대는 한일가왕전 유튜브에서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