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로 병상 밖 심전도 관리”…씨어스, 의료AI 신기술 장관상 수상
웨어러블과 의료 인공지능이 결합된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이 병원 안팎의 환자 관리 방식을 바꾸고 있다. 무선 심전도 기기와 입원환자 모니터링 플랫폼을 앞세운 씨어스테크놀로지가 2025 대한민국 의료AI 산업 대상에서 신기술부문 우수 기업으로 선정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으면서,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내 경쟁 구도가 한층 가속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상을 웨어러블 기반 의료AI 솔루션이 정식 의료 인프라로 편입되는 전환점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웨어러블 AI 진단 모니터링 기업 씨어스테크놀로지는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의료AI 산업 대상 시상식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무선 웨어러블 의료기기와 AI 기술을 결합해 병원과 건강검진센터, 해외 전시회 등 다양한 현장에서 상용화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씨어스테크놀로지의 핵심 제품은 웨어러블 심전도 분석 솔루션 모비케어와 AI 기반 입원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다. 모비케어는 환자가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장시간 심전도를 기록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부정맥 발생 시점과 유형을 정밀하게 도출하는 솔루션이다. 기존 24시간 홀터 검사가 놓칠 수 있던 간헐적 부정맥까지 포착하는 데 유리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재검사 비율을 줄이고 진단 효율을 높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는 모비케어를 통해 국내에서 58만 건 이상의 심전도 진단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 데이터는 AI 알고리즘 학습과 성능 고도화에 활용되고 있다. 방대한 실제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파형 패턴을 세분화해 인식하도록 설계해, 부정맥 탐지 민감도와 특이도를 기존 방식보다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입원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는 병원 전자의무기록 시스템과 연동돼 환자의 주요 생체신호를 통합 분석한다. 심전도뿐 아니라 혈압, 산소포화도, 호흡수 등 다양한 지표를 한 화면에 묶어 보여 주고, 이상 징후 패턴을 AI가 사전에 포착해 신속대응팀과 의료진의 조기 개입을 돕는 구조다. 특히 중환자실 이외 일반 병동에서의 악화 징후 탐지에 초점을 맞춰, 인력 부담을 줄이면서도 환자 안전을 높이려는 스마트 병동 수요에 맞춘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국내 시장에서 이미 일정 수준의 상용화 트랙레코드를 확보했다. 모비케어는 KMI한국의학연구와 한국건강관리협회를 포함한 60여 개 건강검진센터에서 사용되며 임상적 유효성을 검증해 왔다. 건강검진 단계에서 장시간 심전도 검사를 병행하면 증상이 애매한 환자군도 조기에 선별할 수 있어, 심혈관계 질환의 선제적 관리 도구로서 활용도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규제 허들도 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회사는 모비케어의 미국 식품의약국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럽과 중동 등 주요 시장 진입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웨어러블 심전도 패치와 클라우드 기반 분석 서비스에 대한 규제 프레임이 이미 형성돼 있어, 임상 데이터와 알고리즘 성능을 입증할 경우 상급병원과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이 확대될 여지도 있다.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최근 다중시계열 입력 기반 부정맥 다단계 예측 AI 특허를 확보했다. 이 기술은 심전도를 시간 축에 따라 세분화해 여러 시점의 데이터를 동시에 입력값으로 활용하고, 부정맥 발생 가능성을 단계별로 계산해 위험도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단순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향후 수십 분에서 수 시간 안에 악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조기 경보 체계로 발전할 여지도 있어, 고위험 환자군 관리에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11월 17일부터 20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국제 의료기기 전시회 메디카 2025에 참가해 모비케어와 씽크를 선보였다. 현장에서 유럽, 미국,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지역의 유통사와 의료기관 관계자를 대상으로 데모를 진행하며 파트너 발굴과 사업 모델 협의를 이어갔다. 웨어러블 심전도 패치와 AI 플랫폼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구조는 원격 모니터링, 가정 기반 심장재활, 만성질환 추적 관리 프로그램 등 다양한 해외 서비스 모델에 적용할 수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벌 의료AI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와 분석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패치형 심전도와 클라우드 분석 서비스를 결합해 원격 모니터링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유럽에서도 병원 중심의 통합 모니터링 솔루션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실제 임상 데이터에 기반한 알고리즘 설명력과 각국 규제 대응 역량이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의료AI 산업 대상은 뉴시스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벤처기업협회가 후원했다. 의료 현장에서 검증된 기술력과 혁신성을 갖춘 기업을 발굴해, 디지털헬스케어 생태계 전반의 수준을 끌어올리자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씨어스테크놀로지가 확보한 웨어러블 심전도 데이터와 다단계 예측 AI 기술이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 수준의 사업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으며,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와 보험 제도 변화 속도가 향후 성장 궤적을 좌우할 변수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수상 기업들의 기술이 국내외 의료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