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권 소외론 중단하라”…신정훈, 주철현 겨냥 지역 갈등 경고
전남지사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유력 주자들이 동부권 소외론을 두고 부딪쳤다. 내년 선거를 겨냥한 신경전이 지역 갈등 논란으로 번지며 전남 정치권이 요동치는 모습이다.
20일 전남 지역 정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같은 당 주철현 의원이 제기한 전남 동부권 소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글 제목은 주철현 의원님, 지역 갈라치기 선동을 중단해 주십시오로 전해졌다.

주철현 의원은 전날 순천에서 지역 언론인들과 만나 전남도정이 서부권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6월 타운홀 미팅에서도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동부권 현안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며, 동부권 소외론을 다시 부각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대해 신정훈 의원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역 갈라치기가 아니라 통합과 상생이라며 통합해도 생존이 쉽지 않은 시대에 분열을 자기 정치의 수단으로 삼는 행위를 중단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남도정 비판이 동서 지역 간 대결 구도를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주철현 의원은 현상을 전한 것이라고 맞섰다. 그는 차별받는다거나 소외된다는 동부권 주민들의 인식을 공유하고, 제가 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적임자가 사실을 피력했다며 갈라치기를 운운하니 답답하다고 반박했다. 주민 여론을 전달한 것일 뿐 정치적 의도가 과도하게 해석됐다는 취지다.
주 의원은 지난 9월 전남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할 때에도 동부권 소외론을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당시부터 동부와 서부 지역 간 대결 구도를 강조해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동부권 표를 모으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번 설전은 그 연장선에서 벌어진 셈이다.
전남지사 선거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부 구도도 갈수록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민주당 내 전남지사 후보군으로는 3선에 도전하는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출신 4선 이개호 의원, 나주시장 출신 3선 신정훈 의원, 여수시장 출신 재선 주철현 의원 등 4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특히 현역 도지사인 김영록 지사를 중심으로 서부권, 이에 맞선 동부권 주자의 경쟁 구도가 짜일 경우 공천 과정에서 지역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당 지도부가 공천 관리 과정에서 지역 간 균형과 통합 메시지를 얼마나 강하게 내느냐에 따라 파장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함께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전남지사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내부 경쟁의 장이 되는 동시에, 전남 동서 지역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향후 공천 관리 기구를 중심으로 지역 갈등을 최소화하면서도 경쟁력을 갖춘 후보 선출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