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형주에 다시 베팅”…미국 뉴욕증시, 금리 불확실성 속 기술주 랠리 재점화
현지시각 기준 19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인공지능(AI) 성장주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랠리가 재점화됐다. 나스닥을 비롯한 대형지수는 일제히 반등했지만, 소형주와 방어주가 동반 약세를 보이며 상승 동력이 일부 대형 기술주에 집중된 구조가 재확인됐다. 연방준비제도(Fed)의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되며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한층 낮아진 가운데, 글로벌 증시는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AI 버블 논란이 얽힌 복합 변수를 소화하는 양상이다.
연합뉴스와 에드워드 존스의 애프터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24.87포인트(0.38%) 오른 6,642.19, 나스닥종합지수는 131.38포인트(0.59%) 상승한 22,564.23에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47.03포인트(0.10%) 올라 46,138.77을 기록했다. 대형 성장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100 지수는 0.56% 상승한 24,640.52로 마쳤지만,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0.03% 하락해 시장 저변의 체력 약세를 드러냈다. 위험선호 지표인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23.69로 4% 넘게 떨어지며 전일 급등분을 일부 되돌렸지만, 여전히 20대 중반을 유지해 투자자들이 향후 이벤트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20/1763589943085_720579979.jpg)
이날 장중에는 AI 버블 논쟁과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 후퇴, 그리고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 심리가 교차하며 3대 지수가 한때 크게 출렁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장중 3%대 급등과 조정을 반복하며 높은 변동성을 노출했지만, 장 막판 다시 기술주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요 지수들이 모두 강세로 마감, 직전까지 이어진 조정 흐름에 숨고르기를 제공했다.
섹터별로는 성장 성향이 강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와 정보기술이 가장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새 AI 모델 ‘제미나이3’를 공개하며 AI 관련 기대를 자극한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알파벳의 AI 신제품 발표와 엔비디아 실적 기대, 빅테크 전반의 장기 성장 스토리가 투자심리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 같은 방어적 섹터는 상대적 약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과 금리 불확실성이 남아 있음에도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는 다시 성장주 쪽에 포지션을 실어주고 있음을 드러냈다.
보고서는 최근 나스닥이 11월 들어 약 5% 조정을 받았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번 기술주 반등을 단순 재료 장세보다는 밸류에이션 조정 이후의 선별적 매수 흐름으로 규정했다. 다만 엔비디아처럼 소수 대형 성장주에 기대 수익이 과도하게 집중된 구조가 이어질 경우, 실적 실망 시 시장 변동성이 크게 증폭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드워드 존스는 정보기술과 통신주의 과도한 비중 확대에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면서, 헬스케어·산업재·임의소비재 비중을 늘리고 유틸리티·필수소비재 비중은 줄이는 분산 전략을 제시했다.
기업 실적 측면에서는 미국 소매업체들의 엇갈린 결과가 소비 지형 변화를 보여줬다. 타깃은 이익에서 시장 기대를 웃돌았으나 매출 부진과 연간 이익 가이던스 하향으로 소비 둔화 우려를 키웠다. 로우스는 연간 이익 전망을 기존 범위의 하단으로 제시하는 등 보수적 태도를 유지하는 한편, 분기 실적이 기대를 상회하며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TJX는 매출과 이익 모두 예상치를 넘기고 연간 가이던스까지 상향 조정하면서, 미국 소비가 ‘가성비 상품’ 위주로 재편되는 흐름을 반영했다. 보고서는 중저가 상품 선호 강화와 고가재·필수재 수요 압박이 가계의 가처분 소득과 소비 여력에 변화를 가져와, 장기적으로 빅테크와 AI 관련 투자에도 영향을 줄 잠재 변수라고 짚었다.
시장의 시선은 무엇보다 장 마감 이후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집중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주당순이익(EPS)을 1.26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가 넘는 성장을 점쳤고, 데이터센터와 AI 칩 수요가 매출과 마진을 얼마나 끌어올렸는지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나스닥 조정 기간 엔비디아를 포함한 AI 대표주들이 동반 하락했으나, 보고서는 이를 ‘기대치 조정’ 차원의 밸류에이션 재조정으로 평가했다. 19일 장중 엔비디아 주가는 2.85% 오른 186.52달러로 반등하며 투자자들이 다시 실적 서프라이즈와 공격적인 가이던스에 베팅하는 양상을 보였다.
알파벳 A는 제미나이3에 대한 기대 속에 3% 급등했다. 테슬라는 로보택시 관련 규제 진전 소식이 전해지며 0.68% 상승, AI·자율주행 스토리를 공유한 대표 종목들 사이에 동반 강세가 연출됐다. 보고서는 AI 버블 우려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이 여전히 AI·빅테크를 중장기 글로벌 성장의 핵심 축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했다.
통화정책과 거시 변수는 이날 변동성의 또 다른 축이었다. 10월 FOMC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은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더 많은 위원이 물가 불확실성을 이유로 현 수준 금리 동결을 선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록 공개 직후 미 국채 수익률이 소폭 상승했고, 연방기금선물시장은 12월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약 33%로 반영, 전일 50%를 웃돌던 기대에서 크게 후퇴했다. 시장은 12월 연준 회의를 앞두고 다시 ‘인내 모드’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미국 정부 셧다운 종료 여파로 지연됐던 고용 통계 재개 소식도 전해졌다.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5만 명 증가, 실업률은 4.3% 수준이 예상되며, 10월 공식 고용보고서는 가계조사가 빠진 축소된 형태로 12월에야 발표될 예정이다. 그 공백 동안 시장은 ADP 민간고용과 NFIB 중소기업 설문 등 민간 지표에 의존해 왔다. 최근 ADP는 10월 민간 일자리가 4만2천 개 증가했다고 발표해, 팬데믹 직후 과열 국면을 벗어났음에도 경기 확장을 지지하는 완만한 고용 수요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보고서는 이날 주가 반등을 ‘경기 급락 우려 완화’와 ‘통화완화 기대 후퇴’라는 상반된 신호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유럽에서는 영국(UK) 10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6%까지 하락해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재확인했다. 이에 유럽 증시는 대체로 강세를 보였지만, 아시아 증시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자금 흐름은 미국 기술주와 유럽 증시로의 선택적 유입, 아시아 일부 시장에서의 이탈이 교차하며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엇갈린 상태다.
한국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미국 증시 투자 행태는 변동성 국면에서 위험 관리 성향이 강화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11월 18일 기준 서학개미가 보유한 미국 증시 상위 50종목 보관금액 합계는 166조 7,920억원으로, 직전 집계일보다 2조 7,473억원 감소했다. 19일 지수 반등 이전 시점의 통계라는 점에서, 그간 이어진 지수 조정과 환율 부담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11월 19일 기준 1,470원으로 전일 대비 9원 상승했다. 달러 강세 재개가 원화 기준 수익률을 일부 잠식하는 구조가 되면서, 달러 기준으로는 수익을 거둔 종목도 원화 환산 시 수익이 줄거나 손실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보고서는 단기 보관금액 감소만으로 서학개미의 향후 방향성을 단정하기보다, 지수·환율·개별 종목 이슈를 종합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개별 종목별로는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대표 성장주에서 차익 실현과 신규 매수세가 맞부딪히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11월 18일 기준 테슬라 보관금액은 36조 6,175억원으로 7,359억원 감소했다. 19일 테슬라 주가가 404.09달러(원화 약 59만4,012원)로 0.71% 상승 마감한 점을 감안하면, 조정 구간에서 일부 투자자는 비중을 줄이고 반등 국면에서는 새로운 진입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보관금액도 24조 8,905억원으로 하루 새 6,812억원 줄었으나, 같은 날 주가는 2.85% 상승해 ‘보유 축소 속 주가 반등’이라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그간 큰 폭의 평가이익을 쌓아온 투자자들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익을 실현하는 사이, 성장 스토리를 신뢰하는 매수세가 반대편에서 대기한 결과로 보인다.
애플의 11월 18일 보관금액은 6조 7,193억원으로 167억원 감소에 그쳤고, 19일 주가가 0.42% 상승하는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알파벳 A는 11월 18일 보관금액이 6조 6,252억원으로 18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19일 주가가 3% 급등해 AI와 광고 비즈니스의 이중 모멘텀이 서학개미의 신규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초고위험 성장주의 대표격인 아이온큐의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11월 18일 보관금액은 5조 3,469억원으로 하루 새 1,947억원 급증했지만, 19일 주가는 47.88달러(원화 7만384원)로 2.52% 하락했다. 양자컴퓨팅이라는 고위험·고성장 테마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지만, 단기 모멘텀은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가격 조정으로 이어진 셈이다. 데이터·보안 분야 AI 성장주인 팔란티어 테크는 같은 날 보관금액이 9조 945억원으로 1,967억원 감소하고, 주가가 1.14% 하락해 고평가 부담이 점차 매도 압력으로 전환되는 조짐을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11월 18일 보관금액은 5조 2,245억원으로 1,552억원 줄었고, 주가도 1.35% 하락했다. AI·클라우드 대표주 전반에서 차익 실현 흐름이 나타난 가운데, 인베스코 QQQ ETF(보관금액 5조 1,977억원, 590억원 감소, 주가 0.58% 상승)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보관금액 4조 4,341억원, 1,442억원 감소, 주가 1.65% 상승)에서도 레버리지 노출 축소 조짐이 관찰됐다.
브로드컴(보관금액 3조 9,531억원, 340억원 감소, 주가 4.09% 상승)과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보관금액 3조 8,539억원, 903억원 감소, 주가 4.66% 상승)에서도 ‘주가 급등·보관액 감소’ 패턴이 반복되며, 단기 급등 구간에서 레버리지와 개별 종목 노출을 줄이는 위험 관리 성향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는 11월 18일 보관금액이 1조 7,447억원으로 411억원 늘었고, 주가는 0.02% 오르는 데 그쳐 사실상 단기 현금성 자산 대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슈왑 미국 배당주 ETF도 보관금액이 3조 3,177억원으로 145억원 증가한 반면 주가는 0.88% 하락, 일부 서학개미가 배당·방어 성격 ETF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관금액 증가 상위 종목을 보면 서학개미의 ‘바벨 전략’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11월 18일 기준 증가액 상위에는 아이온큐(1,947억원), 마이크로스트래티지(690억원), BITMINE IMMERSION TECHNOLOGI(683억원), 이더리움 2배 레버리지 ETF(657억원),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411억원), 리게티 컴퓨팅(319억원), 아이렌(311억원), 누스케일 파워(271억원), 서클 인터넷(150억원), 슈왑 미국 배당주 ETF(145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쪽 끝에는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디지털자산 관련주와 양자컴퓨팅, 원전, 핀테크 등 고위험 성장 종목이, 다른 쪽에는 초단기 국채와 배당 ETF 같은 안전자산이 포진해 있다. 보고서는 서학개미가 빅테크 의존에서 벗어나 고위험 테마와 방어 자산을 동시에 활용해 수익과 리스크를 분산하려 한다고 평가하는 동시에, 레버리지 크립토 ETF와 초고변동 성장주의 경우 손실 회복에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어 변동성 관리가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서학개미의 미국 증시 보관금액 추이를 시간축으로 살펴보면, 변동성 국면에서 투자 심리가 어떻게 요동치는지가 드러난다. 일별로는 10월 30일 181.0조원에서 10월 31일 184.6조원, 11월 3일 186.8조원까지 빠르게 증가했다가, 11월 4일 178.5조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11월 5일 182.0조원, 6일 175.9조원, 7일 174.4조원으로 널뛰기 장세가 이어졌고, 11월 10일 180.7조원까지 회복된 뒤 11~18일에는 178.7조원에서 166.8조원까지 줄어들며 10월 말 고점 대비 상당 부분 되돌림이 진행됐다. 지수 조정, 환율 부담, 엔비디아 실적 불확실성이 겹치며 서학개미가 공격적 순매수에서 관망·선별 매수 모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월간 합계 기준 2025년 서학개미의 미국 증시 보관금액은 1월 167.14조원, 2월 151.29조원, 3월 141.92조원으로 초반에는 축소됐지만, 4월 154.11조원, 5월 175.40조원, 6월 184.99조원, 7월 192.47조원, 8월 196.41조원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9월에는 228.64조원으로 급증했고, 10월에는 249.93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1월에는 224.03조원으로 전월 대비 10.4% 감소했으나, 1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구조적으로는 미국 주식 비중 확대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레버리지·고위험 자산을 줄이고 종목을 선별하는 조정 국면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국제 시장 전반에서는 유럽의 인플레이션 둔화, 아시아 증시 약세, 미국의 금리·고용·AI 변수 등이 뒤섞이며 뚜렷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 같은 여건 속에서 19일 뉴욕증시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나스닥과 주요 빅테크가 동반 상승, 단기 조정 국면에서 일단 숨고르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러셀2000과 방어주 부진, 서학개미 보관금액 감소, 1,470원선 원·달러 환율 부담, 12월 연준 회의와 지연된 고용지표 등 다수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향후 몇 주간 뉴욕증시는 단기 뉴스와 데이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AI와 빅테크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실적과 거시 지표에 기반한 냉정한 판단과 변동성 관리에 한층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제사회는 이번 통화정책 방향과 기술주 랠리의 지속 여부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균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