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삼푸르나 아그로 1조3천억원에 인수”…포스코인터내셔널, 팜유 밸류체인 확대 가속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인도네시아 대형 팜 기업 삼푸르나 아그로를 약 1조3천억원에 인수하며 팜유 기반 바이오연료와 식용유 사업을 아우르는 글로벌 밸류체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국내 식용 유지 수입 의존도 완화와 함께 장기적인 수익원 다변화 효과가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원료 단계부터 정제와 판매까지 수직 계열화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일 공시를 통해 인도네시아 상장사 삼푸르나 아그로의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과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인수를 글로벌 팜 사업 밸류체인 확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규정하며 팜 종자 개발부터 원료 생산까지 이어지는 통합 사업 구조를 한층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에서만 12만8천㏊ 규모의 팜 농장을 추가 확보하게 됐다. 기존에 보유한 인도네시아 파푸아 지역 농장을 포함하면 총 15만㏊에 이르는 글로벌 영농 기반을 구축하게 된 셈이다. 수마트라섬과 칼리만탄섬 전역에 농장을 운영하는 삼푸르나 아그로는 현지 대표 팜 상장사로, 인도네시아 팜 종자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한 종자 전문 자회사와 연구소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팜 농장 사업이 나무 식재 후 3∼4년 뒤부터 수확이 가능하고 20년 이상 생산이 이어지는 장기 고수익 구조를 띤다고 설명한다. 특히 이번에 인수한 팜 농장의 팜 열매가 이미 성숙 단계에 있어 인수 초기부터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제시했다. 투자 회수 기간이 긴 농업 비즈니스 특성상 성숙 농장을 확보한 것은 수익성과 현금 창출력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1년 인도네시아 파푸아에서 팜 농장 개발을 시작해 2016년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현재는 연간 21만t 규모의 팜유를 생산하는 착유 공장 3기를 운영 중이다. 회사에 따르면 기존 팜 농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작년까지 연평균 36%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그룹 전체 수익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고정적인 현금 창출이 가능한 자원 기반 사업이 그룹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인수 발표와 같은 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동칼리만탄 발릭파판에서 GS칼텍스와 공동 설립한 팜유 정제법인 PT.ARC의 준공식을 진행했다. PT.ARC의 지분 구조는 포스코인터내셔널 60%, GS칼텍스 40%이며 총투자금은 2억1천만달러 규모다. 정제 공장은 연간 50만t의 팜유 정제 능력을 확보해 국내로 수입되는 연간 팜 정제유 물량의 약 80%에 해당하는 수준을 소화할 수 있다.
PT.ARC 정제 공장은 지난해 5월 착공했으며 준공 이후 시운전을 거쳐 연내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농장에서 생산되는 팜 원유를 PT.ARC에 공급하고 여기에서 생산된 정제유를 인도네시아 내수와 한국, 중국 등으로 판매할 방침이다. 원료와 정제, 판매가 한 축으로 연결되면서 물류 효율과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GS칼텍스는 PT.ARC에서 정제 시설 운영 효율을 높이는 역할과 함께 한국 시장에 바이오디젤용 팜유 정제유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팜유 기반 바이오디젤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원료 공급선을 사전에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에너지 전환과 탄소 감축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팜유는 주요 바이오연료 원료로 활용되고 있어 관련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이 글로벌 팜 시장에서 선도적 경쟁력을 확보해 국내 식용 유지 수입 의존도를 완화하고, 팜유의 안정적 생산과 공급 기반을 마련해 국가 식량 안보 강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의 자원 확보 전략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 확대 기조 속에서 팜유 사업이 핵심 축으로 부상한 셈이다. 향후 사업 성과와 글로벌 팜유 가격, 바이오연료 수요 흐름이 투자 회수와 추가 확장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