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문제 해결 적극 추진”…정청래, 대한상의 방문해 재계 목소리 청취

공정경제와 기업 환경 개선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미국 이민 당국의 한국인 무더기 구금 사태가 재계 현안을 흔드는 가운데, 9월 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에서는 비자 문제 해결과 규제 완화 등 주요 경제 현안을 두고 정치권과 재계의 치열한 논의가 이어졌다. 정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공정경제 실현을 위한 재계의 협조를 당부했고, 대한상의 최태원 회장은 기업 지원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청래 대표는 서울 중구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공정 경제는 모든 경쟁 주체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고 활력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한 경쟁을 만들기 위한 조치가 성장 저하로 오해받기도 하나, 균형을 잡는 것이 숙제"라며 "대한상의가 공정 경제 실현과 경제 발전에 힘을 보태고, 당이 화답하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단속과 관련해선 "놀랐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일이 없도록 비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경제성장이 민생 회복과 국가 경쟁력의 바탕"이라며 "관세 정책 변화로 대외 여건이 악화해 수출 중심 성장의 한계가 온 지금,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 성장할수록 늘어나는 부담 등 현재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경제단체가 문제를 공부하며 지속적으로 정책 제안하고, 연말에 이에 대한 제안을 종합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미국 내 비자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신속한 대응에 감사하다"면서도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비자 쿼터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와 정부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 대표는 경제단체와 국회의 소통을 강조하며 "허준의 동의보감을 예로 들며, 통하면 아프지 않고 불통하면 곧 아프다는 것처럼 경제계와 국회 소통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기적인 소통 창구 마련을 제안했다. 최근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상의 등 경제·민생 행보에 집중해 재계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한편, 비공개로 전환된 간담회에서 대한상의 회장단은 대미 관세, '마스가' 협상 대응 산업지원, 상법·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통과 우려, 과도한 경제형벌 합리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대한 국회 지원 등 현안을 건의했다.

정치권과 재계는 당분간 비자 문제, 규제 개선 등 현안에 긴밀히 공조할 전망이다. 국회는 경제계의 정책 제안을 반영해 관련 입법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