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만 8000달러 붕괴…일본은행 금리 공포에 위험자산 급랭
일본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대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8만 9000달러를 내줬다. 단기 조정 국면 진입 우려가 커지며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고, 시장의 관심은 8만 6000달러대 하방 지지 구간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과 미국 거시지표 발표가 향후 가상자산 흐름을 가를 고비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15일과 16일 사이 글로벌 시황 사이트와 국내 주요 거래소 시세를 종합하면 비트코인은 9만 달러 선을 회복하지 못한 채 8만 9000달러 안팎에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5일 오전 한때는 8만 9000달러대마저 무너지며 8만 8000달러선을 하향 돌파했다.

가상자산 시황을 집계하는 중계 사이트에 따르면 15일 오전 8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8만 7996달러까지 하락해 8만 8000달러선 붕괴가 확인됐다. 같은 날 오전 11시에는 8만 9923달러까지 반등했지만 위쪽 매물 부담에 상승 흐름이 이어지지 못했고, 결국 8만 9600달러선 부근에서 다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단기 차익 실현 매물과 레버리지 청산 물량이 겹치며 가격 변동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시장 약세의 배경에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회의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은행은 19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0.5% 수준인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는 중이다. 저금리 엔화를 차입해 비트코인 등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온 엔 캐리 트레이드가 금리 인상 시 본격 청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하방 압력이 가중됐다는 평가다.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와 분석 업체들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대가 현실화될 경우 가상자산뿐 아니라 글로벌 위험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한층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전반도 동반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15일 오후 4시 기준 이더리움은 3100달러 안팎에서 힘겨운 횡보를 이어갔고, 바이낸스 코인과 리플, 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도 일제히 하락 압력을 받았다. 리플은 2달러 지지선을 내주며 1.99달러까지 내려앉았고, 다른 종목들도 일주일 새 1%에서 2%대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의 8만 9000달러 이탈이 상징적인 심리 지지선 붕괴로 받아들여지며 알트코인 매도세를 자극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투자자들이 가장 예민하게 주목하는 구간은 8만 6000달러대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와 온체인 분석가들은 이 가격을 비트코인의 1차 방어선으로 보고 있다. 한 분석가는 리포트에서 8만 9000달러 붕괴 이후 “다음 지지선은 8만 6000달러가 될 것”이라며 “이 선까지 하락해도 중기 추세는 유지되지만, 지지가 실패할 경우 조정 폭이 한 단계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 하락세가 기술적 조정 수준에 그칠지,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이 구간에서 가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급락은 레버리지 투자자들에게 직격탄이 됐다.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집계를 종합하면 최근 하락 구간에서 약 10만 명 안팎의 투자자가 강제 청산을 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청산 규모는 수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특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 상승을 예상한 롱 포지션에 손실이 집중됐다. 업계에서는 레버리지 청산 확대가 공포 심리를 키우고 추가 매도 압력을 부르는 악순환이 전개됐다고 해석한다.
일본 변수와 함께 미국발 불확실성도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소비자물가지수 등 핵심 거시지표 발표가 지연되면서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하지 못한 채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플레이션 지표와 금리 전망이 다시 매파적으로 기울 경우, 가상자산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움직임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와 리서치 기관들은 이번 조정이 단기적으로는 급등 구간에서 과열됐던 기대를 식히는 과정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일본은행과 연방준비제도의 결정 방향에 따라서는 더 깊은 하락으로 이어질 소지도 남아 있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과거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시기마다 비트코인이 20%에서 30%대 조정을 겪은 뒤 다시 장기 상승 흐름을 이어간 전례를 거론하며, 향후 중장기 매수 기회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당분간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 결과와 미국 거시 지표 발표를 확인할 때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투자자들은 8만 6000달러 지지력과 향후 반등 폭을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으며,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와 분석 기관들도 단기 레버리지 비중 축소와 위험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향후 정책 방향과 지표 흐름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의 조정 강도와 회복 속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