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신약 빌베이”…입센코리아, PFIC 치료 혁신 → 국내 희귀질환 치료 환경 변화
경구용 신약 빌베이(Bylvay)의 국내 출시가 희귀 유전성 간질환 치료 시장의 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입센코리아가 유전성 희귀 간질환인 PFIC(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 치료제 빌베이를 6월 17일 국내에 도입, 건강보험 급여 적용과 함께 공급을 시작했다. 업계는 이번 조치를 “국내 희귀질환 신약 접근성 확대 경쟁의 신호탄”으로 평가하고 있다.
빌베이는 PFIC 환자의 극심한 가려움, 성장 장애, 간부전 등 삶의 전반을 위협하는 증상을 완화하는 세계 최초의 경구형 치료제로, 기존 간 이식 등 고위험·고비용 치료에 의존하던 환자들에게 비침습적 대안을 제시한다. 미국, 유럽 등 주요국에서 2021년 최초 승인된 이후 국내에서는 2023년 보건복지부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1호 약제로 선정됐고, 이번에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급여 적용이 이뤄졌다.

기존 치료는 어린 나이에 10% 이상의 실패율과 합병증 위험을 감수하며 간 이식에 의존해야 했으나, 빌베이는 신생아도 복용 가능한 경구제 형태로 일상 복귀 가능성을 대폭 높였다. “주사제가 아니기에 환아 보호자가 쉽게 투약할 수 있고, 지역 의료기관에서도 처방이 가능하다”는 점이 혁신적이다. 어린이 환자와 가족의 수면, 학업, 사회생활 등 삶의 질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계기로 언급된다.
향후 PFIC 외에도 희귀 담즙정체성 질환 전반에서 신약 활용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환자 치료 환경도 빠르게 달라질 전망이다. 국내에선 희귀의약품 접근 장벽과 유전자 진단 비용, 보장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은 맞춤 치료와 유전자 진단비 급여화로 빠른 신약 접근을 지원하는 상황으로, 한국도 “시범사업의 제도화와 유전자 검사 접근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전문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급여 요건, 신속심사 등 체계 개선 없이는 치료제의 실제적 공급 확산이 제한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환우단체는 “급여 기준 현실화와 국립희귀질환센터 설립”을 요구하며 제도적 뒷받침을 촉구하고 있다.
입센코리아는 “산·학·관 협력을 통해 신속한 제도 진입이 가능했다”며, 앞으로 희귀질환 신약 공급뿐만 아니라 치료 환경 안정화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빌베이의 시장 안착을 계기로 희귀질환 치료 전반의 혁신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기술과 제도가 조화를 이루며, 실제 치료 환경까지 변화할지 산업계가 눈여겨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