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러시아 참전 심각한 우려 공유"…정동영, 폴란드대사와 안보 연대 논의

안보 불안을 키우는 북한군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문제를 두고 한국과 폴란드가 연대를 모색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바르토슈 비시니에프스키 주한 폴란드 대사는 공통된 안보 우려를 공유하며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를 위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바르토슈 비시니에프스키 대사를 접견하고 양국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정 장관은 한국과 폴란드가 모두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상존해 온 국가라는 점을 짚으면서, 특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군의 참전이 양국 안보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이에 따라 한반도는 물론 유럽의 평화를 위해 양국 간 협력과 연대가 한층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시니에프스키 대사는 북한군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상황과 관련해 폴란드 역시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군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은 폴란드에도 상당히 큰 우려"라며 정 장관의 문제의식에 공감했다. 또 북한 당국과 폴란드 주재 북한 외교관들에게도 이러한 우려를 직접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폴란드가 한반도 정전체제 유지 과정에서 수행해 온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폴란드가 중립국감독위원회에서 스위스, 스웨덴, 체코와 함께 약 40년간 활동하며 정전협정 이행을 감시했고, 지금도 한반도 분단 상황이 평화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앞으로도 폴란드의 협조와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외교 네트워크 측면에서도 폴란드의 역할을 주문했다. 남북한 모두에 공관을 운영하고 있는 폴란드가 남북한 간 소통과 한반도와 유럽연합 간 교류를 연결하는 가교로 적극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폴란드는 북한이 중부유럽 거점 공관을 둔 국가로,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이 이곳에서 북한 대사로 근무한 바 있다.  

비시니에프스키 대사는 한반도 정전체제 관리와 북한 상황 파악을 위해 한국과 폴란드 간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전협정 이행과 북한 내부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양국 간 정보 공유와 대화가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폴란드도 남북 간 대화 재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폴란드와의 안보 협력과 외교 채널을 통해 북한군의 러시아 전쟁 참전이 한반도와 유럽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파악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지지 기반을 넓혀 가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