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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의 눈물과 기다림”…이우영 유족, 끝내 승리→저작권 분쟁에 긴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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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의 눈물과 기다림”…이우영 유족, 끝내 승리→저작권 분쟁에 긴 여운

이도윤 기자
입력

가난했지만 꿈과 웃음이 가득했던 1969년의 골목, 만화 ‘검정고무신’이 남긴 긴 분쟁의 끝이 드디어 다가왔다. 고달픈 계약과 불공정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 자신의 만화를 지켜내려 온 고 이우영 작가의 목소리가, 유족을 통해 세상에 다시 울려 퍼졌다. 서울고등법원 민사4부는 출판사와 캐릭터 업체를 상대로 한 저작권 소송 2심에서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로 형설출판사 대표와 형설앤은 원작자 유가족에게 약 4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또한 재판부는 출판사와 캐릭터 업체 간의 기존 계약 자체에 효력이 없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는 이미 1심에서 인정된 계약 해지의 판결에 한 단계 더 나아간 조치로, 무엇보다 오랜 분쟁에 시달려온 작가의 명예와 권리를 다시 한 번 밝혀낸 사례로 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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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은 기영이와 기철이 형제가 자라던 시대의 소박함과 가족의 온기를 담아내며 세대를 불문하고 깊은 사랑을 받아온 만화다. 1992년 만화계에 첫발을 내디딘 이우영 작가는 흐르는 세월 속에서도 자신의 만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 끝에 장기간의 법정 싸움을 이어왔다. 2007년 형설앤과의 저작권 계약, 이어진 출판사와의 갈등, 그리고 2020년 원작자임에도 단 435만 원만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창작자의 상처를 재조명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등 2차 저작물 수익조차 온전히 받지 못했고, 힘겨운 법적 다툼 끝에 결국 2023년 세상을 떠났다. 또 ‘검정고무신’ 극장판이 본인의 사전 동의 없이 개봉됐다는 사실에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출판사 측은 계약상 모든 창작 활동에는 본인 동의가 필요하다며,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우영 작가 유족이 제출한 맞소송이 결국 진실을 밝혀냈다.

 

오랜 세월 침묵과 상실, 그리고 창작자의 권리를 요구해왔던 유족과 고인의 노력이 희미하게나마 결실을 맺게 됐다. 이 같은 판결은 단순한 금전 보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 만화사에 남은 검정고무신의 흔적과 함께, 향후 창작자 권리 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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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영#검정고무신#형설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