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산 NCC 통합 1호 재편안에 롯데케미칼 6.58% 급등…설비 감축 기대에 밸류 재평가 촉발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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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주가가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 나프타분해설비 통합 재편안 부각과 함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공급과잉 완화를 겨냥한 설비 감축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의 석유화학 구조개편 로드맵과 맞물리며 석유화학 구조조정 대표주라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가동 중단과 일회성 비용이 부담이지만, 중장기 스프레드 개선과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이 확대되는 구간으로 해석하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6일 오후 2시 5분 49초 기준 롯데케미칼 주가는 79,400원으로 전일 대비 6.58% 상승 중이다. 시가 77,400원에서 장을 출발해 장중 83,60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가 현재는 7만 원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저가는 77,400원으로 집계됐다. 거래대금은 1,600억 원 안팎으로 평소보다 크게 늘며 구조개편 이슈를 둘러싼 단기 매매 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01117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롯데케미칼[01117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최근 한 달간 주가 흐름의 중심에는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 나프타분해설비 NCC 통합을 골자로 한 석유화학 구조개편 1호 이슈가 자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구조조정 구체화 속도와 설비 감축 규모가 향후 주가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장 가동 중단과 감가상각·자산손상 등 일회성 비용 부담이 단기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공존하지만, 설비 감축에 따른 공급과잉 완화와 스프레드 개선 기대가 중장기 밸류 방어 요인으로 부각되는 구도다. 정책 승인 절차의 진전 여부에 따라 투자 심리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주가를 기간별로 보면 최근 한 달 동안 롯데케미칼은 약 7만3,000원대에서 7만9,000원대까지 약 8%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11월 초 6만7,000원대까지 저점을 낮춘 뒤 11월 중순에는 8만8,000원대까지 고점을 높였고, 현재가는 한 달 저점 대비 15% 이상 위, 단기 고점 대비로는 약 10%가량 낮은 위치에 머물러 있다. 6개월로 범위를 넓히면 지난 5월 말 5만7,000원대에서 현재 7만 원대 후반까지 약 40% 가까이 상승하며 하락 추세에서 우상향 추세로 방향을 전환한 모습이 뚜렷해졌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종가 기준 주가가 5일·20일·60일 이동평균선을 모두 상회하며 단기·중기·장기 이평선 위로 올라선 상태다. 한 달간 장중 가격 레인지가 6만 원대 후반에서 8만 원대 후반까지 넓게 형성되며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지만, 저점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패턴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최근 고점인 8만8,000원대와 비교하면 일부 되돌림 구간인 만큼 8만 원대 초중반에서 이어지는 매물 소화 여부가 단기 추세를 가늠할 관전 포인트로 거론된다.

 

수급은 외국인과 기관의 역할이 엇갈렸다. 최근 열흘 전후 흐름을 보면 외국인은 11월 중순 이후 하루 기준 3만 주 안팎 매도와 1만 주대 매수를 오가며 순누적으로 약 3만4,000주 규모 순매도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기관은 3만 주대 순매수로 저가 구간에서 대응한 뒤 말단 구간에서 4만 주대 차익실현에 나서며 합산으로는 약 7,000주 안팎 소폭 순매수에 그쳤다. 조정 국면에서 외국인 매도가 확대될 때 기관 매수가 유입되며 낙폭을 제한했고, 이후에는 양 수급 주체 모두 관망 기조를 보이면서 구조개편 관련 뉴스에 따라 단기 트레이딩 수급만 출렁이는 양상이 반복됐다.

 

동일 업종 내에서는 국내 대표 화학·이차전지 소재주와 비교 대상이 된다. 현재 상승률 6.58%는 LG화학 8.68%, 포스코퓨처엠 9.3%, 에코프로 8.24%보다는 낮지만 SKC 2.43%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약 3조3,000억 원으로 LG화학·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보다 한 단계 아래 중형주급에 속하며, 외국인 지분 비중은 22%대 중반으로 포스코퓨처엠·SKC보다는 높지만 LG화학보다 낮은 수준이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134위로 지수 내 비중이 크지 않아, 대형 IT·2차전지 중심의 시장 전체 방향성과는 다소 독립적인 종목으로 분류된다.

 

재무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구조적인 숙제가 분명하다. 최근 몇 년간 연간 매출은 20조 원 안팎을 유지했으나 2022년 이후 영업이익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2024년과 2025년 전망치 역시 마이너스로 제시되고 있다. 2025년 예상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3%대, 순이익률도 마이너스로 전망되며 기초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실적에 직격탄을 가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부채비율이 70%대 중반, 당좌비율이 70~80%대를 유지하고 유보율이 5,000%를 웃도는 등 재무건전성은 양호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적자 구간에 들어선 만큼 주당순이익 EPS 기준 주가수익비율 PER은 마이너스 1배대 음수로 표기되고 있고, 주가순자산비율 PBR은 0.4배 안팎으로 동종 업계 평균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수준이다. 배당수익률은 2.5% 내외로 업황 부진에도 일정 수준 배당 정책을 유지하며 장기 투자자에게 방어적 역할을 제공하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 기준 투자의견은 매수 3.81점, 목표주가는 10만7,000원대로 집계돼 현재가 대비 30% 중반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목표가와 현 주가의 괴리가 여전히 큰 만큼 구조개편 실행 성과와 실적 개선 속도가 밸류 재평가 성사 여부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최근 주가 변동의 핵심 촉매는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 NCC 통합을 골자로 한 사업재편 계획 확정이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대산공장을 물적 분할한 뒤 분할회사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NCC를 통합하기로 하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사업재편 계획 승인 심사를 공동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케미칼이 연 110만 톤 규모 대산 NCC 가동 중단을 검토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셧다운과 감가상각·일회성 비용이 손익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설비 감축에 따른 고정비 절감, 공급조정에 따른 스프레드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함께 제기됐다.

 

정책 측면에서 이번 거래는 정부 석유화학 구조개편 로드맵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정부가 8월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로드맵 이후 처음 제출된 1호 재편안으로, 정부가 제시한 체질 개선 방향과 업계의 자율적 구조조정이 맞물린 모델로 평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이른바 원샷법을 적용한 맞춤형 지원 패키지를 검토 중이며, 공정거래위원회도 양사 기업결합에 대한 사전 심사에 착수했다. 승인 절차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경우 통합 시너지가 구체화되면서 업황 바닥 통과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대로 심사 조건이 까다로워지거나 일정이 지연될 경우에는 단기 모멘텀이 약화되고 주가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리스크도 거론된다.

 

산업·글로벌 관점에서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가 여전히 가장 큰 구조적 변수로 지목된다. 에틸렌, 폴리에틸렌 PE, 폴리프로필렌 PP 등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과 중동에서 신규 설비 증설이 이어지며 아시아 시장 스프레드는 장기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NCC 가동률이 60~70%대에 그치는 상황도 이런 업황 부진을 반영한다. 이번 대산 NCC 통합은 업계 차원에서 공급 총량을 줄이려는 첫 시도로 해석되지만, 중국 신규 설비 증설 속도가 얼마나 빨리 둔화되느냐에 따라 스프레드 회복 폭과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개편만으로 업황을 단기간에 반전시키기는 어렵다는 보수론도 공존한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움직임이 병행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수소와 에너지저장장치 ESS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제시하고 재생 플라스틱과 순환경제 분야 투자, 사회공헌 사업을 병행 중이다. 인도네시아 찔레곤시에 구축한 현지 NCC·폴리머 통합 단지 라인 프로젝트는 동남아 생산 거점을 확보하면서 성장 시장 노출을 확대해 국내 기초소재 중심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분산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신사업과 해외 프로젝트는 단기 이익보다는 중장기 체질 개선과 밸류에이션 정상화에 기여할 보조 모멘텀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ESG·사회공헌 활동도 장기 투자 관점에서 부차적이지만 의미 있는 요소로 거론된다. 여수공장의 연탄배달·취약계층 지원, 장애 아동 재활치료 지원 협약 등은 직접적인 실적 기여보다는 대외 이미지 제고와 이해관계자 관계 관리 차원에 가깝다. 다만 석유화학 산업 전반에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을 감안하면 재생 플라스틱과 연계한 ESG 활동은 향후 정책 대응과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테마 측면에서 롯데케미칼은 현재 석유화학 구조개편 테마의 대표 종목으로 분류된다. 동시에 수소경제, ESS, 재활용 플라스틱·순환경제,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등 중장기 성장 테마에도 걸쳐 있는 상태다. 다만 단기 주가에 가장 민감하게 작용하는 재료는 대산 NCC 통합과 정부 구조개편 로드맵 이행 과정이며, 수소·ESS 등은 향후 실적 기여와 투자 규모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야 본격적인 주가 재료로 부각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동일 업종 비교에서는 강점과 약점이 교차한다. 영업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대비 낮거나 마이너스 폭이 커 수익성 측면에서 열위에 있다. 반면 PBR이 0.4배 안팎으로 동종 대형·중형 석화·소재주 대비 할인 구간에 위치해 있어, 구조개편 효과와 업황 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는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비중이 20%를 웃도는 수준으로 포스코퓨처엠·SKC보다 높아 업황과 정책 모멘텀 변화 시 외국인 수급이 유입될 여지가 남아 있지만, 현재로서는 석유화학 업종 전반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이 이어지는 만큼 단기적으로 적극적인 베팅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함께 제시된다.

 

전망과 투자 전략 관점에서 단기 1개월 구간에서는 재편 승인 속도와 관련 공시 이벤트에 따라 8만 원대 초중반에서 매물 소화 과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기술적으로는 최근 형성된 7만3,000~7만5,000원대가 단기 지지선으로 인식되는 가운데 이 구간을 지키면서 구조개편 관련 추가 호재성 뉴스가 나올 경우 8만 원대 후반 재차 테스트 시도가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반대로 승인 일정 지연이나 중국발 스프레드 추가 약세 등 부정적 업황 뉴스가 겹칠 경우 7만 원 초반대까지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보수적인 전망도 상존한다. 중기 6개월 기준으로는 구조개편 실행 진척 상황, 적자 폭 축소 여부, 글로벌 수요 회복 속도가 목표주가와의 괴리 해소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산 NCC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셧다운 비용, 감가상각비, 자산손상 등 일회성 비용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경우 단기 손익과 재무 지표가 추가로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중국발 공급 급증, 유가·나프타 가격 급등, 글로벌 경기 둔화 심화 등 외부 변수도 스프레드 회복 시점을 늦출 수 있는 리스크로 지목된다.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와 산업부 승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조건이 부과되거나 일정이 지연될 경우 구조개편 기대감이 일부 후퇴하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향후 주가 흐름은 구조개편 승인과 실행 속도, 글로벌 석유화학 사이클 반등 시점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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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대산ncc통합#석유화학구조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