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익시트” vs “굴욕세트”…한미 팩트시트 놓고 여야 정면 충돌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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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공동 설명자료 ‘조인트 팩트시트’가 국회와 정치권에서 격렬한 논쟁의 중심에 섰다. 주요 명문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15일, 해당 팩트시트의 내용과 후속 절차를 둘러싸고 정면으로 맞붙으며 법적·정치적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팩트시트는 ‘국익시트’ 그 자체인데 국민의힘은 기다리던 진짜 성과 앞에서 왜 억지로 눈을 감는가”라고 비판하며, “박수를 바라진 않았지만, 민심을 애써 외면하며 자기 위안에 머무는 모습이 안타까울 지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국익을 관철한 정부의 노력이 돋보인다”며 “국민의힘의 바람과 달리 여론과 민심은 이미 성과를 인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가 신속한 입법과 예산으로 성과를 뒷받침하겠다”며 조속한 후속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당정 차원에서 대미 투자를 위한 특별법 신속 추진 방침도 확인됐다.

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국익을 지키고 한미동맹을 격상시킨 팩트시트에 대해 사실을 왜곡한 채 ‘백지’, ‘굴욕’이라는 비난을 쏟아내는 국민의힘의 태도는 외교·안보 성과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는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대장동 의혹을 덮으려 급박히 팩트시트를 만들었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번지는 것은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미 팩트시트가 ‘내용 없는 백지시트’라며 강경 비판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은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팩트시트, 까보니 백지 시트, 굴종세트였다”고 주장하며 “구체적 내용 하나 없고, 화려한 말잔치와 감성팔이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지켜지던 반도체 무관세 원칙을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흔들었다”며, “미국에 현금으로만 2천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것은 외환 정책의 핵심인 규모와 수단, 타이밍을 모두 빼앗겨 외환 주권이 심각히 훼손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농축산물 수입 규제 완화에 따른 농민 피해 우려도 제기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협상에서 우리가 무엇을 얻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며 “지켜야 할 국익 대신 막대한 부담과 모호한 약속만 남았다”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국민 동의 없이 1인당 1천만원에 달하는 재정 부담을 떠넘기는 이재명 정부의 독주를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헌법상 국회 비준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비준 없는 협상 결과는 무효”라며 정부의 단독 추진 노선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처럼 여야는 한미 팩트시트를 둘러싸고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며, 입법과 예산 처리 및 국회 비준을 놓고 후속 논쟁이 장기화할지 주목된다. 국회는 향후 회기에서 팩트시트 관련 입법 및 비준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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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한미팩트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