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정치권 자금 흐름 전방위 정조준”…김건희특검, 대선·총선·지선 의혹 규명 속도
정치권 자금 유착 의혹을 둘러싸고 김건희 여사와 통일교, 국민의힘 등이 정면 충돌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대선·총선·지선 등 굵직한 선거 시기를 겨냥한 통일교발(發) 정치권 자금 흐름 전반을 정조준하며, 관련 인사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25일 법조계와 특검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통일교 산하 천심원장 이모 씨와 효정글로벌통일재단 김모 이사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씨는 청심교회 대표까지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두 기관 모두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의 ‘자금줄’로 지목받는 핵심 단체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통일교-김건희 여사-국민의힘을 잇는 유착 의혹과 자금 출처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특검에 따르면, 윤 씨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함께 김건희 여사에게 2022년 4월부터 8월까지 샤넬 가방, 그라프 목걸이, 천수삼 농축차 등을 전달하고, 교단 현안의 청탁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또, 국민의힘 당원 가입 및 지원 등 당내 정치 과정에서도 통일교가 금품과 인력을 동원한 정황이 적발돼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다. 특검은 전성배 씨와 윤 씨가 2023년 3월 실시된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권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의 대규모 당원 가입을 추진했다는 진술과 증거를 확보했다. 이어, 이에 대한 배경과 정치권 연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윤정로 전 세계일보 부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중기 특검팀은 또,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시기 통일교가 김기현 의원 당선을 지원한 대가로 조규홍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의 행사 축사까지 받아낸 정황이 담긴 문자 메시지도 확보했다. 전성배 씨는 통일교 현안 청탁과 함께, 김형준 전 오사카 총영사에게 “김기현 당대표 만들려고 대통령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3만에서 6만 표가 달린 문제이니 축사도 하고 후원하라” 등 선을 넘는 요구 메시지를 전송한 사실이 파악됐다.
선거 자금 흐름에 대한 수사도 빠르게 확대됐다. 특검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 각 지역 책임자들이 단체 차원에서 지원금을 조달, 국민의힘 시도당위원장들에게 정치후원금으로 제공했다는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2일 직접 관련자인 주모 전 통일교 지구장도 소환됐다. 통일교 책임자들이 선거자금을 조직적으로 배분한 단서가 다수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권성동 의원 측은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통일교 역시 “교단 차원의 불법 후원은 없었다”고 반박 입장을 내놨다. 반면, 윤 씨는 통일교 윗선 결재를 받아 각종 정치청탁을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한학자 총재 등 교단 수뇌부로까지 특검의 수사는 번지고 있다. 실제로 특검은 지난 7월 통일교 본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한 총재를 피의자로 명시한 바 있다.
특검 조사 과정에서 지방선거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통일교 인사가 개입하고, 불법 정치자금 약 1억원이 오갔다는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전성배 씨는 21일 구속된 뒤 첫 조사에서 선물 전달, 금품 수수, 교단 현안 청탁 등 전방위 의혹의 한가운데 놓였다. 특검은 오는 27일 전 씨에 대한 추가 소환 조사도 예고했다.
정치권과 통일교 간의 돈·인력 거래 의혹이 연쇄적으로 드러나며, 정국은 격랑으로 치닫고 있다. 국회와 여야 진영 모두 특검 수사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민중기 특검팀은 추가 피의자 및 윗선 수사로까지 대상을 넓힐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