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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신속 처리 놓고 격돌”…이재명 대통령 재판 두고 여야, 법사위서 충돌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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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절차와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울고등법원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또다시 정면 충돌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재판 진행 속도를 두고 양측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현장에서는 추미애 위원장의 운영을 놓고도 여야 의원들이 대립하며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국감에서 민주당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 이후 서울고법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사건 기록을 송부한 점을 문제 삼았다. 김기표 의원은 “대법원이 파기환송하자마자 고법이 기록을 다음 날 곧장 올리라고 지시했느냐”며, “사건 기록 7만여 페이지를 이틀 만에 송부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장경태 의원도 “대선 기간은 주권자에게 중요한 60일이었는데, 파기환송이 국민의 시간을 침해했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오히려 재판 지연에 무게를 뒀다. 박준태 의원은 “관심 높은 사건에서는 신속한 판단이 법원의 책무”라며, “제1야당 대표 재판이 고무줄처럼 늘어진다는 비판이 많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제 와서 재판 결론이 빠르다고 대선 개입을 주장하며 대법원에 쳐들어갔다”며, “법치가 무너지고 있다”고 강하게 맞섰다. 송석준 의원 역시 “현직 대통령은 내란·외환죄 이외엔 재판을 정상적으로 받아야 한다”며, “‘6·3·3 원칙’에 따라 신속한 재판 진행”을 촉구했다.

 

의사진행 과정에서도 여야는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은 “추 위원장이 야당은 압박하고, 여당 발언권을 무한히 준다”며, “입법내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보수의 어머니가 아닌 보수의 할머니가 될 것”이라며 원색적 비유도 사용했다.

 

이에 대해 추미애 위원장은 “대법정 현장 검증은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직접 건의했다”며, “국민의힘이 ‘나치’, ‘친일’ 등 자극적 주장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국민의힘은 정치 왜곡과 선동에 반성하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남편 김재호 춘천지법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국감장을 잠시 이석했다. 나 의원은 “사적 이익 추구와 무관하며, 이해충돌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주질의 시간에 복귀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회는 재판 처리 절차와 법사위 운영방식을 둘러싸고 격렬한 대치를 이어갔다. 정치권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향후 정국 운용에도 적잖은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 보고 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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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추미애#국민의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