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의건강·100년신뢰…동아쏘시오, 새CI로 글로벌도약
창립 93주년을 맞은 동아쏘시오그룹이 그룹 정체성을 전면 재정비하며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도약을 선언했다. 연구개발과 품질 혁신에 대한 내부 포상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과 제조 경쟁력 강화를 재확인하는 한편, 44년 만에 교체한 새로운 그룹 CI를 선포하며 향후 100년을 겨냥한 브랜드 전략에 속도를 올리는 구도다. 업계에서는 전통 제약 기반 그룹이 글로벌 시장, 디지털 전환, 규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 비전을 보다 선명히 제시한 계기로 보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내달 1일 창립 93주년을 앞두고 서울 동대문구 본사에서 기념식을 열고, 새 그룹 CI와 중장기 경영 방향을 공개했다고 28일 밝혔다. 행사에는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ST, 동아제약, 동아오츠카, DA인포메이션 등 주요 계열사 대표와 임직원이 참석해 그룹 차원의 전략을 공유했다.

김민영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는 기념사에서 기술, 시장, 고객 환경이 동시다발적으로 바뀌는 가운데 내부 운영 방식의 변화를 강조했다. 김 대표이사는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시장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업무 방식의 혁신, 속도의 혁신, 의사결정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짚으며,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새로운 가능성을 포착하고 공동 목표를 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제약 산업 전반에 걸친 AI 기반 신약개발, 디지털 헬스케어, 글로벌 임상 환경 변화를 염두에 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기념식에서는 그룹 내 연구개발과 품질 분야 성과에 대한 정기 포상도 진행됐다. 수석 성공사례 최우수상은 신제품 파이프라인 확보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동아ST 임상개발실 RA팀 이채린 책임, 송지현 선임에게 돌아갔다. RA는 규제 대응과 품목 허가 전략을 담당하는 기능으로, 난이도 높은 글로벌 규제 환경에서 신약과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을 실제 시장 단계까지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그룹이 해당 조직을 최우수 성공사례로 선정한 것은 후보물질 발굴뿐 아니라 허가 전략, 임상 설계 등 전주기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수석 도전사례 최우수상은 전사 품질문화 혁신 프로젝트와 품질 개선에 기여한 동아참메드 경영관리실 품질경영부 QRA1팀이 받았다. QRA는 품질 보증과 규제 준수를 통합 관리하는 기능으로, 글로벌 제약사 수준의 품질 시스템을 갖추는 데 필수적인 조직이다. 전사 품질문화 혁신 프로젝트는 의약품 제조 및 공급 체인 전반의 품질 지표를 고도화하고, 국제 기준에 맞춘 품질관리 체계를 내재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규제기관의 GMP 기준 강화와 공급망 리스크 확대 흐름을 감안할 때, 품질 혁신은 수출 경쟁력과 직접 연결되는 부분이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새로운 그룹 CI 선포였다. 동아쏘시오그룹은 1982년 도입한 기존 CI를 44년 만에 교체하고, 글로벌화와 사업 다각화 흐름에 맞춘 통합 브랜드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제약, 식음료, IT 서비스 등 계열사로 확장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하나의 그룹 아이덴티티로 묶어 관리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새 CI는 무궁의 건강, 100년의 신뢰를 주제로 설계됐다. 동그란 원 안에 다섯 개 꽃잎의 무궁화를 모티브로 한 오각형을 배치해 한국적 상징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담았다. 중심부에는 나침반 이미지를 형상화해 인류의 건강과 행복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룹의 미션과, 혁신으로 이끄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방향성을 시각화했다. 국내외 헬스케어 기업이 정밀의료, 디지털 치료제, 바이오의약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동아쏘시오그룹 역시 전통 의약품 중심 이미지를 넘어 종합 헬스케어 그룹으로 포지셔닝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그룹은 내년부터 새 CI를 계열사 전반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건물 외벽과 제품 패키지, 디지털 채널, 글로벌 파트너십 마케팅 등 대외 접점을 중심으로 브랜드 전환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과 소비자 건강제품을 모두 다루는 기업 특성상, 국내외 환자와 소비자, 규제기관, 투자자에게 일관된 그룹 이미지를 전달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국내 제약 산업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진출과 디지털 전환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정체성 재정립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장기 파이프라인, 생산시설, 규제 대응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파트너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어, 브랜드와 거버넌스 투명성 역시 중요한 평가 요소로 떠올랐다. 동아쏘시오그룹의 CI 변경과 내부 포상 체계 재정비는 이런 글로벌 기준을 의식한 조직 문화 개편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동아쏘시오그룹이 연구개발과 품질, 브랜드를 세 축으로 삼아 중장기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혁신 파이프라인 확보와 규제·품질 역량 고도화에 더해,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여부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제약과 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가 융합되는 시장 환경에서 동아쏘시오그룹의 새 CI와 조직 혁신이 실제 성장 스토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산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