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호수공원, 빛으로 걷는 시간”…도심이 물드는 구리 빛 축제 열풍
요즘 겨울밤, 장자호수공원을 걷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어둑했던 이곳이 이제는 환한 빛 조형물과 동화 감성으로 가득 채워진다. 계절의 쓸쓸함이 깃들던 산책길은 어느새 작은 미술관이 되었고, 시민들은 이곳에서 서로의 온기를 마주하게 된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매년 개최되는 ‘구리 빛 축제’가 올해에도 장자호수공원을 거대한 빛의 무대로 바꿔놓았다. ‘장자호수공원, 빛으로 걷는 시간’을 주제로 한 이번 축제에서는 전설을 품은 장자못 설화와 겨울 동화 감성이 환상적 공간 연출로 어우러졌다. 빛 조형물과 포토존, 산책로 곳곳을 수놓는 예술적 설치물 덕분에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남기며 저마다의 동화를 완성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11월 1일부터 3주간 펼쳐진 주말 시민 참여 프로그램에는 가족 단위, 친구, 연인 등 다양한 방문객이 끊이지 않았다. 아이들은 페이스 페인팅과 비눗방울 체험에 열중하고, LED 쥐불놀이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새로운 겨울 추억을 선물했다. “빛축제는 평범한 일상에 설렘을 더해준다”고 한 지역 주민은 느꼈다.
현장엔 공동체 에너지가 흐른다. 축제 기간 열리는 음악창작소 콘서트, 춤의 향연, 장자못 전통 축제, 지역경제 활성화 연계행사까지 세대와 취향을 넘나드는 프로그램이 어우러진다. 한 지역 예술가는 “공원을 걷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동화 속 인물이 된 느낌”이라고 고백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와 손을 잡고 걷는 산책로가 달라졌다”, “SNS 인증이 자연스러운 코스가 됐다”, “혼자 걸어도 따뜻하다”는 등 방문객들은 이번 축제가 남긴 감성의 변화를 공감한다. 구리시민뿐 아니라 인근 지역민들까지 축제를 찾으며 겨울밤 도심에 작은 물결이 잔잔히 번진다.
구리 빛 축제는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니다. 장자호수공원을 밝히는 조명과 체험, 그 속의 새로운 만남들은 도시의 리듬을 새롭게 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